LG화학 2위, 삼성SDI 5위, SK이노베이션 6위 차지
中 전기차 업체 CATL·BYD 점유율은 크게 하락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한국 배터리 3사의 지난 2월 세계 시장 점유율이 사상 처음 40%를 넘었다. 중국 정부의 배터리 보조금 축소와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국 배터리 시장이 침체하면서 CATL·비야디(BYD) 등 중국 업체의 점유율이 하락한 사이, 국내 기업은 미국·유럽 시장 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을 넓혔다.

31일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가 지난 2월 전 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출하량을 집계한 결과, 1위는 일본 파나소닉으로, 1962.3메가와트시(MWh)였고, LG화학이 1705.2MWh, CATL이 544.2MWh로 그 뒤를 이었다. 삼성SDI(371.8MWh)와 SK이노베이션(341.6MWh)은 각각 5위, 6위를 차지했다.

지난 2월 세계 각국에 차량 등록된 전기차의 배터리 에너지 총량은 5.8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월 대비 16.5% 증가했다. 중국 시장이 침체했지만 미국과 유럽 시장이 큰 폭 성장했다.

독일 폭스바겐 공장에서 전기차 'e-골프'를 조립하는 모습.

특히 한국 배터리 3개사의 점유율이 모두 상승했는데, 3개사의 점유율 합계가 사상 처음 40%를 넘었다. LG화학의 점유율은 29.6%로 지난해 같은 달(13.5%)의 두 배 수준이 됐고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 점유율은 각각 6.5%, 5.9%를 기록했다.

1위 파나소닉은 미국을 중심으로 테슬라 모델3 물량이 급증한 데 힘입어 전년 동월 대비 74.0% 성장했다.

반면 중국 업체의 점유율은 뚝 떨어졌다. CATL의 점유율은 지난해 2월 20.7%에서 올해 2월 9.4%로 대폭 줄었고, BYD 점유율 역시 같은 기간 12.1%에서 1.7%로 크게 줄었다. 1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4위 업체였던 BYD는 지난달 8위로 순위가 밀려났다. 중국 시장 침체로 배터리 업체들의 부진이 이어진 것이다.

한국 배터리 3사의 성장은 각 사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모델의 판매 증가에 따른 것이다. LG화학이 배터리를 공급하는 르노 ‘조에’, 아우디 ‘E-트론 EV’, 테슬라 ‘모델3’ 등의 판매가 급증했고, 삼성SDI는 폭스바겐 ‘e-골프’, 파사트 ‘GTE’의 판매 호조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SK이노베이션은 현대 ‘포터2 일렉트릭’과 ‘소울 부스터’, ‘니로 EV’ 등의 판매 호조에 수혜를 입었다.

올해 1~2월 누적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13.1GWh로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한 3월부터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도 판매가 위축돼 배터리 성장세도 주춤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