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 온라인 개학 실현되나…교육부 이번주 초 발표
교사들 "대학도 사고 많은데… 예산도 시간 부족"
부모들 "반대는 안 하지만… 부담 큰 건 사실"
컴퓨터 없는 저소득층 학습권 피해 우려도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 정규 수업을 온라인 강의로 대체하는 이른바 '온라인 수업 개학' 검토에 나섰다. 이르면 30일 또는 31일 결정 후 발표될 전망이다.
이미 교육 현장에서는 온라인 개학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아직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가 '심각' 단계로 유지되고, 미성년 확진자 수가 600명을 넘어섰기 때문이다. 교육 당국은 이미 원격수업 운영안 등을 마련하고, 각 가정 당 스마트 기기 보유 현황을 조사하는 등 온라인 개학에 대비한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온라인 개학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교사들과 부모들의 부담은 커지게 됐다. 이미 교사들 사이에선 온라인 강의 경험이 부족해 수업의 질이 떨어질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또 각 가정에서는 저학년의 경우 사실상 부모가 아이 옆에 붙어 학습 지도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터져나오고 있다.
◇교사 "아직 준비 부족…교육 질 저하 우려"
학생들은 온라인 개학이 결정되면, 교사와 실시간으로 화상 수업을 하는 '실시간 쌍방향 수업', 또는 사전에 제작된 녹화 강의를 시청하는 '콘텐츠 활용 중심 수업' 등을 받게 된다. 학교별 여건에 따라 구체적인 수업 유형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교육 현장의 일선 교사들은 난색을 보였다. 개학 연기와 온라인 개학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지만 아직 준비가 덜 됐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교육 당국에서 세 차례나 개학을 연기하면서도, 온라인 개학에 대비하라는 지시도 따로 없었다고 한다. 이미 대학가에서 먼저 진행 중인 온라인 강의에서도 인프라, 인력 부족 등으로 질낮은 수업 콘텐츠로 학생들의 불만이 제기된 상태다. 온라인 개강 초기에는 전국 대부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 환경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아 과부하로 인한 전산망 마비사태가 발생, 학생들이 불편을 겪었다.
인천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아직 우리 반엔 온라인클래스에 가입하지 않은 인원도 태반이 넘는다"며 "교사와 학생 서로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온라인 개학을 진행하기보다는 개학을 최대한 미루고 각자 준비할 시간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 소재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B씨는 "초중고보다 상대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이 충분한 대학에서도 부실한 온라인 강의에 따른 사고가 많이 발생한다"며 "초중고는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이다. 다음주부터 당장 시행하라고 하면 사실상 불가능하다. 차라리 EBS 등 외부 인터넷 강의를 보라는 게 더 효과적인 것 같다"고 했다.
학생들이 교과서를 바탕으로 하는 수업에 적응된 만큼, PC나 태블릿을 통한 수업 성과도 염려스러운 상황이다. 또 교사들의 온라인 수업 경험 부족도 문제로 제기되고 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 분석에 따르면 2018년도 기준 한국 학생들의 디지털기기 활용 빈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29위였고, 디지털기기 활용 자율성은 31개국 중 29위였다.
5년 차 서울 소재 고등학교 교사 C씨는 "온라인 강의를 해본 적이 거의 없어 적응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영상 촬영 장비 다루는 법도 잘 모르는데 이 과정에서 행여 수업의 질이 떨어져 학생들이 피해를 볼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급하게 만든 온라인 수업으로는 학생들의 교육 수준을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도 했다.
◇학부모 "아이는 둘 컴퓨터는 한 대…어떡하죠?"
가정에서도 걱정이 크다. 특히 저학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사실상 아이의 교육 부담까지 떠맡게 됐다는 분위기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임모(36)씨는 "아직 아이가 컴퓨터도 쉽게 다루지 못할뿐더러 컴퓨터 앞에 혼자 앉아 오랜 시간 집중해 수업을 듣기 어렵다"며 "부모가 옆에서 아이를 지도할 수밖에 없다. 온라인 개학이 불가피한 것은 알고 있지만 부모들 부담이 커지게 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컴퓨터가 없거나 인터넷 등 모바일 환경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저소득층 가구의 학습권 피해도 우려된다. 교육부에 따르면 현재 교육청·학교가 비축하고 있는 스마트 기기는 약 12만여대다. 하지만 여전히 3000여대가 부족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 자녀 두 명을 둔 이모(34)씨는 "집에 컴퓨터가 한 대밖에 없는데 두 아이 모두 수업을 어떻게 듣게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학교가 아닌 집이란 환경에서 과연 아이들이 스마트 기기로 오랜 시간 집중해서 학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학습의 질이 떨어질 것 같다"고 했다.
맞벌이 가정의 걱정도 크다. 맘카페에는 '시댁 찬스' '친정 찬스'를 또 한 번 써야하냐는 푸념이 나온다. 초등학생 자녀 1명과 유치원생 자녀 2명을 뒀다는 한 맘카페 회원은 "집에는 소리치면서 노는 두 동생이 있는데 첫째가 과연 수업을 집중해서 들을지 모르겠다"며 "시어머니가 오시면 세 아이 식사와 돌봄에 공부까지 시켜줘야 하는 상황이다. 난감하다"고 했다.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뒀다는 다른 맘카페 회원은 "운이 좋게 3, 4월 두 달 간 육아휴직을 얻을 수 있었지만 이후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며 "주변에 돌봐줄 가족도 없다. 개학을 미루는 게 맞긴한데 맞벌이로서 답이 없다"고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아직 온라인 개학으로 결정된 것은 아니다. 모든 가능성과 시나리오를 면밀히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