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 여파로 여행객 방문이 급감한 호텔에는 빈 객실이 늘어난 반면, 의료시설에는 늘어난 환자들로 병실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텅빈 호텔 객실을 병실로 개조해 운영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일부 시설을 우한 코로나 임시 치료 시설로 개조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아이레 그란 호텔 콜론.

CNN은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늘어나고 전 세계 여행객이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국가에서는 문 닫은 호텔을 우한 코로나 관련 시설로 바꾸고 있다"고 26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일부 호텔은 이미 우한 코로나 치료 시설로 성공적인 변신을 했다. CNN에 따르면, 365개 객실을 보유한 스페인 마드리드의 4성급 호텔 아이레 그란 호텔 콜론은 지난 주 우한 코로나 환자 치료 시설로 일부 건물을 개조했다. 영국에서도 베스트웨스턴, 트래블로지, 힐튼 등 주요 호텔 체인들이 보유 건물 일부를 임시 우한 코로나 병동으로 바꾸기 위해 영국 국립보건원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병실 부족 사태를 겪고 있는 미국도 호텔을 우한 코로나 치료 시설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미국병원협회(AAHA)에 따르면, 현재 미국 내 병상 3분의2가 차있는 상태다. 가장 많은 우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뉴욕주는 지역 내 호텔과 기숙사를 임시 병상으로 활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 육군 공병병과에 따르면, 이 작업을 통해 1만개의 추가 병상이 확보될 예정이다.

영업을 계속 중인 일부 호텔은 우한 코로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을 위해 객실을 제공하고 있다. 유럽 최대 호텔 그룹인 아코르는 프랑스 정부와 협력해 전국의 자사 소속 40개 호텔의 객실 약 2000개를 의료진에게 개방했다. 포시즌도 맨하튼 미드타운에 있는 호텔의 5성급 객실을 의료진에게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우한 코로나로 여행객이 감소하면서 호텔이 우한 코로나 관련 시설로 바뀌는 사례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호텔숙박협회(AHLA)에 따르면, 2월 중순 이후 미국 호텔의 객실 수입이 24억 달러 감소한 상태다. 이에 AHLA은 보건계와 협력해 호텔 일부를 우한 코로나 관련 시설로 바꿀 수 있는 협회 소속 호텔 목록을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