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가치를 의석과 바꾼다면 민주당 들어가는 게 낫다"

정의당 비례대표 2번인 장혜영(가운데) 청년선대본부장이 25일 오전 국회 정의당 회의실에서 열린 '다시, 정의당답게 청년정의' 출범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4·15 총선에 출마하는 정의당 청년 후보들이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 당시 정의당이 찬성한 데 대해 "깊이 반성한다"고 했다.

정의당 비례대표 2번 장혜영 청년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청년 선거대책본부 출범식에서 조 전 장관 사태 당시를 언급한 후 "언제부터인가 정의당이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며 "힘이 없으니 타협하는 게 아니라, 더 치열하게 싸웠어야 했다"고 했다. 출범식에는 장 본부장 등 비례대표 후보 7명과 지역구 후보, 강민진 대변인 등 청년 당직자들이 참석했다.

장 본부장은 "사회의 약자들을 더 잘 대변하기 위해서는 정의당이 더 크고 더 영향력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번 한 번만 타협하면 더 많은 힘을 가지고 약자들을 대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정의당이 우리도 모르는 사이 그간 우리가 비판해온 거대 양당들의 모습을 닮아간 것을 반성한다"고 했다.

강민진 대변인은 "정의당은 비례대표 위성 정당의 출현을 막지 못했다. 위성 정당의 가능성을 예상하지 못했고 이를 금지하기 위한 입법도 하지 못했다"며 "의석수 쟁탈 꼼수로 혼탁해진 정치의 대가는 국민들이 치르게 될 것이기에 정의당은 공당으로서 책임감을 느껴야 마땅하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정의당이) 이제야 제 자리로 돌아온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조국과 각을 세우면 득표에는 불리할 것이지만 할 수 없다"며 "진보의 원칙과 가치를 몇 석의 의석과 바꿀 바에는 차라리 다 민주당에 들어가는 게 낫다"고 했다.

정의당 지도부는 지난해 9월 조 전 장관에 대한 '임명 찬성' 결정을 내렸다. 정의당은 당초 조 전 장관 임명에 부정적이었으나 민주당의 준(準)연동형 비례대표제 선거법 개정안 강행 처리 이후 급변했다. 정치권에서 정의당이 선거법 개정과 정의를 맞바꿨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후 진 전 동양대 교수는 정의당을 탈당하며 "당에서 받은 감사패, 최고의 명예로 알고 소중히 간직해 왔는데 방금 쓰레기통에 버렸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