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손해보험(000370)이 교통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고아가 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법적 소송을 제기해 논란이 된 것에 대해 25일 대표이사 이름으로 공식 사과했다. 관련 소송은 전부 취하하고 앞으로도 구상금을 청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강성수(사진) 한화손보 대표는 이날 사과문에서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과 관련해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린다"면서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지만,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했다.

또 강 대표는 "아이의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도 부족했다"면서 "소송을 취하했으며 앞으로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사건에 대한 언급도 했다. 강 대표는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 발생한 쌍방과실 사고로, 당사의 계약자는 자동차 운전자였다"면서 "이 운전자와 A군의 아버지간 사고가 났고, 회사는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A군의 아버지가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 때문에, 사고로 부상을 당한 자동차 운전자의 동승인(제3의 피해자)에게 우선 변제한 보험금을 변제요청했던 것"이라고 했다.

한화손보는 또 해당 초등학생이 성년이 되면 절차에 따라 미지급 보험금을 지급하겠다고 했다. A군의 어머니(베트남인)는 현재 연락이 두절됐고 한화손보는 사망보험금 1억5000만원을 각각 A군(6000만원)과 A군 어머니(9000만원)에게 4:6 비율로 지급했다. 이 중 A군 어머니에게 지급할 부분은 연락이 되지 않아 한화손해보험 측이 6년째 보유하고 있다.

강 대표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23일 한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가 운영하는 유튜브에 한화손해보험이 초등학생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이 소개되면서 시작됐다.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고아가 된 초등학생에게 소송을 건 보험회사가 어딘지 밝혀주세요’라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아래는 사과문 전문이다.

사 과 문

먼저 최근 국민청원에 올라온 초등학생에 대한 소송 관련하여 국민 여러분과 당사 계약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고개 숙여 깊이 사과 드립니다.

논란이 된 교통사고는 2014년 6월 경 발생한 쌍방과실 사고입니다. 당사의 계약자인 자동차 운전자와 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인 오토바이 운전자간 사고였습니다. 당사는 사망보험금을 법정 비율에 따라 2015년 10월 미성년 자녀의 후견인(고모)에게 지급하였습니다. 다만, 사고 상대방(미성년 자녀의 아버지)이 무면허, 무보험 상태였기에 당시 사고로 부상한 제3의 피해자(차량 동승인)에게 2019년 11월 당사는 손해 전부를 우선 배상했고 이미 지급한 보험금 중 오토바이 운전자 과실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해 구상금 변제를 요청했습니다.

소송이 정당한 법적 절차였다고 하나, 소송에 앞서 소송 당사자의 가정 및 경제적 상황을 미리 당사가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고 법적 보호자 등을 찾는 노력이 부족하였습니다. 이러한 점이 확인되어 회사는 소송을 취하하였으며 향후에도 해당 미성년 자녀를 상대로 한 구상금 청구를 하지 않을 것입니다.

또한, 당사는 미성년 자녀의 모친이 직접 청구를 하지 않는 이상 배우자에 대한 보험금을 지급할 적절한 방법이 없어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언제라도 정당한 권리자가 청구를 하거나 법적 절차에 문제가 없는 방법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즉시 보험금을 지급할 것입니다. 미성년 자녀가 성년이 되고 절차에 따라 정당한 권리를 취득하는 경우에는 당연히 미성년 자녀에게 보험금이 지급될 것입니다.

여러분의 질책을 겸허히 수용하여 회사 내부 시스템을 정비하고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사과 드리며, 보다 나은 회사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화손해보험주식회사 대표 강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