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 버냉키(왼쪽),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회사채 매입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극복에 기여한 벤 버냉키, 재닛 옐런 전 미국 연준 의장들은 우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제 위기를 넘기 위해 연준이 '새로운 양적 완화(돈풀기)'에 나서야 한다고 제안했다. 최근 연준이 기준금리를 0%까지 내리고 7000억달러 규모 국채 매입을 실시했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게 더 적극적으로 시장에 개입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버냉키와 옐런 전 의장은 18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공동 기고문에서 "최근 연준의 조치는 2008년 금융 위기 기간의 통화정책 조치와 외형적으로 유사하다"며 "하지만 오늘날의 근본적인 과제는 상당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코로나로 인한 영구적인 피해를 막으려면 일시적인 이익 감소와 매출 축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전한 기업들에 신용을 제공하는 게 중요하다"며 회사채 매입을 촉구했다. 미 연준법에 따르면 연준은 은행이 아닌 개인이나 기업에 직접 유동성을 제공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이고 긴급한 경우'에 재무부와 의회의 승인을 얻어 회사채를 매입할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연준이 회사채 매입을 실시한 적은 없다. 버냉키와 옐런 전 의장은 "연준의 개입은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는 회사채 시장을 재가동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전직 의장이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에도 도입하지 않았던 회사채 매입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그만큼 심각하기 때문이다. 이날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코로나 사태로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4%나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에 이어 미국도 이날 '빅3' 자동차 공장이 생산 중단을 발표하는 등 코로나로 인한 실물경제 타격도 본격화하고 있다. 포드자동차는 19~30일, 제너럴모터스(GM)는 30일부터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피아트크라이슬러(FCA) 역시 유럽 공장에 이어 미국 공장도 닫기로 했다.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내몰리는 사람이 늘면서 미국 내 실업수당 청구도 급증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하이오주의 16~17일 실업수당 신청 건수는 총 7만8000건으로 지난주 같은 기간(3000건)보다 대폭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