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에 18일 국내 주식과 원화 가치가 10년 전 수준으로 추락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4.86% 하락해 1591.2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 재정 위기가 한창이었던 2010년 5월 26일(1582.12) 이후 거의 10년 만이다. 원·달러 환율도 1245.7원에 마감해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종가 기준으로는 2010년 6월 11일(1246.1원) 이후 가장 높다.

가파르게 상승한 환율(원화 가치 하락)이 외국인 투자 자금의 한국 시장 이탈을 부추길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한국 증시에서 8조9700억원을 팔아치웠는데, 이는 월간 순매도액(주식 판 금액에서 사들인 금액을 뺀 것)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이날 한국 증시가 크게 하락한 이유는 미국·유럽 등 주요국이 부양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라는 인식이 커지면서 투자 심리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하루 1000명꼴로 급증했다는 뉴스가 결정타였다. 금융시장 불안의 또 다른 뇌관으로 작용하고 있는 국제 유가의 급락세도 발목을 잡았다. 이날 한국 시각 오후 11시 기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8% 넘게 미끄러져 24.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도 개장 초반 4~5% 급락했으며 장중 다우는 2만선, 나스닥은 7000선을 밑돌았다. 전날 각국의 경기 부양책에 소폭 상승했던 유럽 주요국 증시도 4~5%대 하락해 거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