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우한 코로나 사태로 위축된 화훼 농가를 돕자며 '꽃 소비 릴레이 캠페인'에 동참했다〈사진〉. 그런데 좋은 취지에도 다음 주자로 금감원 피감 기관인 각 금융권 협회장을 지목해 뒷말이 나온다.

윤 원장은 지난 13일 금감원 페이스북을 통해 '꽃 소비 릴레이 캠페인'에 나섰다. 이 캠페인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화훼 농가를 돕자며 소셜미디어(SNS) 캠페인을 제안하면서 지난 2월 13일 시작됐다. 얼음물을 뒤집어쓴 인증 샷을 올리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처럼, 꽃다발을 든 인증 사진과 함께 다음 캠페인 참여자를 지목하는 방식이다. 윤 원장은 김태오 DGB금융지주 회장의 지목을 받아 참여했다.

윤 원장은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졸업식·입학식·결혼식 등 축하 행사가 연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바람에 화훼 농가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이번 화훼 농가 돕기 캠페인으로 시작된 도움과 배려의 손길이 더 많은 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미칠 수 있도록 금융권이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음 주자로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을 지목했다.

코로나 사태로 힘든 화훼 농가를 돕자는 취지는 좋지만, 갑(甲)인 금감원장이 을(乙)인 피감기관들을 지목해 동참을 권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은근히 압박하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민간 금융사 관계자는 "금감원장 지목을 받은 협회장들이 뭔가 성의 표시를 해야 하지 않겠느냐"면서 "협회장은 회원사 사장들에게, 다시 회원사 사장들은 회사 임직원들에게 마치 먹이사슬처럼 참여를 권유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연합회는 최근 고양 화훼 농가에서 5000만원 상당의 꽃을 사 의료진·소방서 등에 기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