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초기 사옥으로 썼던 건물… 8년 만에 매각
비슷한 시기 BK빌딩도 126억원에 팔아 12억 차익

서울 강남구 역삼동 케이큐브타워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개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케이큐브타워를 매각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15일 조선비즈 취재를 종합하면 김 의장은 지난해 하반기 케이큐브타워를 한 외식업체에 382억원에 매도해 기존 매입가(315억원) 대비 67억원의 차익을 거뒀다.

김 의장은 카카오 초창기 시절인 지난 2011년 절친한 친구 천양현 코코네 회장과 함께 이 건물을 총 290억원에 공동 명의로 사들였다. 당초 건물명도 두 사람 이름의 영문 이니셜을 따 ‘씨앤케이타워(C&K tower)’로 지었다. 김 의장은 이후 2년 뒤인 2013년 천 대표 몫을 170억원에 사서 소유권 100%를 갖게 됐다. 이 때쯤 건물명도 C&K타워에서 케이큐브타워로 바뀌었다.

카카오 본사는 2011년 케이큐브타워에 있다가 약 1년 뒤 판교 테크노밸리로 이전했다. 사업 확장에 직원이 늘어나며 더 큰 공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케이큐브타워에는 카카오 대주주인 케이큐브홀딩스(김 의장 지분 100%) 사무실과 카카오 계열사인 카카오VX 지점 등이 입주해 있다.

IT업계에서는 김 의장이 지난해 하반기 활발한 투자에 나서며 '실탄'을 마련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물을 매각한 것 아니냐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 의장은 비슷한 시기 자신이 소유한 강남구 청담동의 BK빌딩도 매각했다. 김 의장은 이 건물을 2010년 말 약 113억5000만원에 샀다가 지난해 8월 부동산 개발업체에 126억원에 팔았다. 한 벤처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나 카카오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등을 통해 투자가 이뤄지기도 하지만 김 의장이 평소 벤처에 관심이 많아 직접 개인투자하는 경우도 종종 봤다"며 "케이큐브타워와 BK빌딩 가격을 더하면 500억원가량이 되는데 꽤 큰 규모의 투자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의장이 케이큐브타워를 매각한 이유에 대해 카카오 측은 "김 의장 개인사이지 회사와 관련 없는 일이기 때문에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케이큐브홀딩스 관계자는 "우린 건물 임차인으로 있을 뿐"이라며 "매각된 사실만 알지 자세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