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논산시 양촌면의 한 비닐하우스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이 상추를 수확하는 모습.

본격적인 영농철이 목전이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까지 기승을 부리면서 농촌에서는 외국인 계절노동자조차 구할 수 없다는 한숨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 농촌사회는 빠르게 고령사회로 진입하면서 부족한 노동력을 외국인 계절노동자로 보충했다. 하지만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한국 농촌에서 중요한 노동력으로 자리매김한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대규모 축산농장이나 시설재배 농가 등 가족만으로 필요한 노동력을 충당할 수 없는 농업 현장에서는 해외 계절노동자가 유입되지 않으면 올해 농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13일 통계청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농가 인구는 1995년 485만명에서 2018년 231만명으로 250만명 이상 감소했다. 20년 남짓한 기간에 농가 인구가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로 인해 이들 중 실제 노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2018년 기준으로 농가 경영주의 평균 연령은 67.7세다. 농업의 기계화 덕분에 농업 현장에서 노동력 수요가 과거보다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노동력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부족한 농촌 노동력의 상당 부분을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의지했다.

하지만 한국이 코로나19 주요 발생국으로 낙인찍히면서 국내로 유입될 예정이었던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입국을 포기하거나 연기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3일 전국 시·도에 따르면 올해 4797명의 외국인 계절 근로자가 이달 초부터 입국할 계획이었다.

강원도의 경우 올해 2173명의 외국인 계절노동자를 배정받았지만, 다음달 중 춘천시와 정선군으로 들어 오기로 한 외국인 계절노동자 500여명이 입국을 연기했다. 코로나19가 집중 발생한 경북에도 상반기에만 765명이 입국할 예정이었지만 이들이 입국을 꺼리는 것으로 알려져 몇 명이나 입국할지 미지수다.

전북은 상반기에만 255명의 외국인 계절노동자가 입국할 예정이었는데, 이 중 200명(78.4%)가 항공 운항이 중단된 베트남 근로자여서 현 상황이 지속될 경우 입국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북 김제시 관계자는 "농촌이 고령 사회에 접어 들어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상황이고, 외국인 계절 노동자들에게 의존해 겨우 노동력 공백을 채웠는데 코로나19 때문에 한국 계절 근로 포기 의사를 밝히는 외국인들이 많다고 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