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DLF 불완전판매 논란으로 파생상품 판매 줄여

최근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되는 원유 DLS(파생결합증권)에 빨간불이 들어온 가운데 과거 원유 DLS를 판매한 시중은행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지난해 해외금리 연계 파생금융상품(DLF) 불완전판매 논란을 겪으면서 시중은행들은 원유 DLS 판매를 대부분 중단했기 때문이다.

원유 DLS는 국내에서 증권사와 은행을 통해 판매됐는데 이달초 기준으로 미상환잔액이 1조원 수준이다.국제유가가 더 하락하면 원유 DLS가 원금 손실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자칫 DLF 사태에 이어 원유 DLS까지 은행권의 발목을 잡을 수 있었는데, 은행권은 원유 DLS 위험에서는 한발 물러나 있다는 평가다.

지난 11일(현지시각) 기준으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4% 내린 배럴당 32.98달러를 기록했다. 우한 코로나(코로나19) 사태가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고 국제유가도 연일 급락하고 있다. 올해초에만 해도 WTI 선물 가격은 배럴당 63달러 수준이었는데 불과 두달여 만에 반토막이 났다.

국제유가가 급락하면서 원유 가격에 수익률이 연동된 금융투자상품들은 비상이 걸렸다. 대표적인 금융투자상품이 원유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원유 DLS다. 원유 DLS는 국제유가가 일정 가격 범위 안에 있으면 약속한 이자와 원금을 주지만, 일정 가격 범위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원금 손실 구간은 보통 가입 당시 국제유가의 50% 정도다. 지난해 국제유가(WTI) 고점이 60달러 중반 수준이었으니 그때 원유 DLS에 가입했다면 WTI 선물 가격이 30달러까지 떨어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식이다.

예탁결제원과 금융권에 따르면 원유 DLS 미상환잔액은 1조원 정도다. 하지만 이 가운데 은행에서 판매한 원유 DLS 미상환잔액은 얼마 되지 않는다는 게 은행권 설명이다. 시중은행 중 원유 DLS를 판매한 곳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 우리은행 정도다. 하지만 원유 DLS는 은행 고객이 많이 찾지 않아 애초에 판매 자체가 많지 않았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는 안정적인 투자상품을 찾는 수요가 많은데 국제유가는 변동성이 커서 고객의 투자 수요가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DLF 사태를 거치면서 원유 DLS 자체가 은행에서 자취를 감추기도 했다. DLF 불완전판매가 논란이 되면서 은행들이 파생금융상품 판매를 중단했고 이 중에는 원유 DLS도 포함돼 있다. 이전에 판매된 원유 DLS도 2018년 이후 이어진 국제유가 상승기에 많은 양이 중도상환돼 미상환잔액 자체가 많지 않다는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원유 DLS를 판매한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는 아예 상품 판매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남아 있는 미상환잔액이 얼마 되지 않는다"며 "남아 있는 미상환잔액도 만기가 아직 1년 반 정도는 있기 때문에 당장의 유가 하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