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 휴업 소식에 계열사 주가 일제히 하락
"계열사에 대한 지원 여부, 두산 신용도에 부정적"

두산중공업이 발전설비 사업 부진으로 경영난에 빠지면서 그 여파가 두산그룹 계열사로 확산될 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과 두산인프라코어-두산밥캣 등을 자회사로 둔 그룹의 핵심 계열사다.

두산중공업은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휴업을 검토한다고 11일 밝혔다. 정연인 두산중공업 사장은 전국금속노동조합 두산중공업지회에 "더 이상 소극적인 조치만으로는 한계에 도달했고 보다 실효적인 비상경영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경영상 휴업을 위한 노사협의를 요청했다.

그래픽=박길우

두산중공업은 매출의 60~70%를 차지하는 석탄 화력발전 시장이 침체하는 가운데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원전 프로젝트 수주도 급감하면서 실적이 악화됐다. 두산중공업은 2018년 4200억원, 지난해 1000억원의 당기순손실(연결기준)을 냈다. 그나마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241560)등 자회사가 좋은 실적을 내 손실 규모가 줄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달 260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추가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경영상 휴업을 검토하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공시를 통해 "이번 조치는 창원공장 조업이나 사업을 중단하는 게 아니라 일부 유휴인력을 선별해 일정 기간 쉬게 하고 임금 일부를 삭감해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보는 분위기다.

공포는 두산그룹 계열사에도 반영되는 모습이다. 두산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위기가 직접적으로 그룹 전체에 전이되는 것은 막았지만 모회사인 ㈜두산이 직접 자금을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되거나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두산인프라코어, 두산밥캣이 부담을 떠안게 되면 그룹 전체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산중공업 노동조합은 회사의 휴업 협의 요청을 거부하면서 오너가가 사재 출현, 사내유보금 사용, 두산 지주의 지원 등을 통해 경영난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두산중공업이 경영상 휴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남 창원시 성산구 두산중공업 공장 내부.

이런 상황은 두산중공업의 모기업 두산(000150)의 신용도에 이미 반영돼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1월, 두산의 신용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그 이유 중 하나로 실적과 재무상태가 악화된 두산중공업에 대한 지원 부담을 언급했다. 한신평은 "계열 신용리스크의 전이 가능성과 계열에 대한 지원부담 확대 여부는 두산의 신용도에 중요한 판단요소"라고 했다.

두산중공업의 경영난이 계열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는 주식시장에서 확인된다. 두산중공업의 경영상 휴업 검토가 알려진 11일에 이어 12일에도 두산중공업을 포함한 계열사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11일에는 지주회사 두산의 주가가 17% 가까이 하락했고,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도 각각 4~5% 넘게 떨어졌다.

심원섭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두산인프라코어와 두산밥캣의 이익이 두산중공업에 귀속되지만 두산중공업 자체의 재무 부담 때문에 자금이 두산으로 흘러가지 못한다는 점이 두산 지배구조의 약점"이라며 "그룹의 허리역할을 해야하는 두산중공업의 경영 부진은 그룹 전체의 원활한 자원배분에 큰 제약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