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어떤 혁신 기술이 우리의 삶을 바꿀까. 미국의 매사추세츠공대(MIT)는 지난 2월 26일 '올해의 10대 혁신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 외에도 단기간에 실현 가능한 기술과 5~10년 후 혁신을 창출할 기술 등을 망라했다.

MIT가 1번으로 꼽은 혁신 기술은 '해킹이 불가능한 인터넷'이다. 동시에 생성된 입자 2개는 쌍둥이같이 항상 같은 상태를 유지한다는 '양자 얽힘'이라는 특성을 갖는다. 이를 이용해 네트워크 연결을 방해하거나 도청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국내에선 SK텔레콤이 상용화에 나섰고, 네덜란드 델프트 공대가 이 기술로 네덜란드 네 도시를 연결하는 양자 통신 네트워크를 구축 중이다.

'개인 맞춤형 치료'와 '노화를 방지하는 약'도 10대 혁신 기술에 들었다. 치매 등 다양한 노인성 질병의 진행을 늦추는 약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미국 제약사 메이요클리닉은 나이가 들면서 축적되는 세포를 제거하는 '세놀리틱스'를 임상 시험 중이다.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약도 개발돼 올 하반기 출시된다.

신약 후보 물질을 AI(인공지능)로 찾아내는 기술도 있다. 지구 상에 약물로 쓰일 수 있는 후보 물질은 셀 수 없이 많다. MIT는 AI로 물질의 특성을 분석, 새로운 약물 후보를 신속하게 발견하는 것이 3~5년 내 가능할 것으로 봤다.

지구 궤도에 수만개 위성을 띄워서 운영하는 '소형 위성 거대 군집 시스템(Satellite mega-constellations)'도 올해의 혁신 기술로 꼽혔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추진하는 스타링크 프로젝트처럼 조만간 수천개의 소형 위성이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어 지구촌 곳곳에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기존 컴퓨터와 달리 수백~수만개 경우의 수를 한 번에 계산해 낼 수 있는 '양자컴퓨터'도 5~10년 안에 상용화될 것으로 MIT는 전망했다. 양자컴퓨터는 이런 특성 덕분에 기존 수퍼컴퓨터가 1만년 걸리는 복잡한 계산을 수분 안에 할 수 있다.

대규모 데이터가 쌓인 클라우드(가상저장장치) 없이 작동하는 '소형 인공지능'도 올해의 혁신 기술로 꼽혔다. MIT는 "소형 AI 기술은 모바일 기반 의료 이미지 분석·반응 시간을 단축하고, 자율주행차, 개인 정보 보호 강화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특정 개인이 식별되지 않도록 의도적으로 부정확한 정보를 섞어 넣는 '차등 정보 보호', 위성 데이터, 컴퓨터 분석 기술 등으로 '기후변화를 분석하는 기술'도 올해의 혁신 기술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