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공포와 유가 하락 등으로 증시가 급락하자 정부가 공매도 규제 카드를 꺼냈다. 증시 충격이 컸던 2011년 유럽 재정 위기 이후 9년 만이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지면 되사서 갚는 투자 기법으로 투자 심리가 불안한 상황에선 주가의 과도한 하락을 유발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열고 "시장 안정 조치로 3개월간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요건을 완화하고 거래 금지 기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날 유럽과 미국으로 우한 코로나가 확산되는 불안에 코스피는 4% 이상 급락했고, 미국과 유럽 증시는 7% 넘게 폭락했다. 이런 급락장을 틈타 지난 2~9일 일평균 공매도 규모는 6428억원으로 작년 일평균(3180억원)의 두 배가 넘었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공매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되면 해당 종목은 10거래일간 공매도가 금지된다. 종전엔 공매도 거래 금지 기간이 하루였다. 과열 종목 기준은 당일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는데 공매도 거래 대금이 평소 대비 2배(코스닥)에서 3배(코스피) 이상 증가한 경우다. 이전엔 공매도 거래 대금이 5배(코스닥)에서 6배(코스피) 늘어나야 과열 종목에 해당했다.
정부는 주가가 20% 이상 하락한 종목은 공매도 거래 대금이 평소보다 2배(코스닥은 1.5배) 증가해도 과열 종목으로 지정하는 기준을 신설했다. 이번 거래 제한 강화 조치는 11일부터 3개월간 유지된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도 이날 오전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공매도 과열 종목 지정 제도 강화를 즉시 시행하는 한편, 향후 시장 상황을 봐가며 필요하면 추가적인 시장 안정 조치도 신속하고 단호하게 시행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