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말로 예정된 분양가 상한제 일정에 쫓긴 재건축·재개발 조합들이 총회를 강행하자 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막기 위해 상한제 적용시점을 더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토부가 검토에 들어갔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을 두고 있는 서울의 자치구 상당수도 연기 요청을 했거나 요청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강남구청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는 지난 2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에 오는 4월 28일로 예정된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가 있는 강동구도 "내부에서 공문 발송에 대한 필요성을 인지하고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말 동작구와 은평구가 같은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낸 뒤 서울에 재개발·재건축 총회를 열 예정인 자치구들이 잇따라 조치를 취하거나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제45조에 따르면 총회는 조합원 20% 이상이 직접 출석해야 성립된다. 분양가 상한제를 피하기 위해서는 오는 4월 28일까지 관리처분 총회를 열어 일반분양가를 확정하고, 입주자 모집 공고를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코로나 19 확산 우려에도 지난달 말 서울 동작구 흑석3구역, 노원구 상계6구역 등이 조합원 총회를 개최했다. 이 외에도 오는 21일과 28일에 각각 은평구 수색7구역과 수색6구역, 30일에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4월 중에 강동구 둔촌주공이 총회를 열 예정이다.
서면 동의서만으로 안건 통과가 가능하게 하는 등 총회 직접 참석 기준을 완화하는 것은 법률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정부 의지로 가능한 상한제 적용 시점 연기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기간을 유예해야 한다는 조합들은 코로나 19 사태가 "천재지변에 준하는 불가항력적 사건"이라는 입장이다.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코로나 19 때문에 총회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이라면서 "현장 공사도 중단된 와중이니 현재로써는 분양가 상한제 유예기간을 늘려줬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반면 유예기간 확장 없이 그대로 진행을 원하는 조합도 있다. 서울 한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차일피일 미루면 총회는 언제 하느냐"며 "가능한 한 빨리 총회 일정을 끝내고 싶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국토부는 당초 "이미 분상제 유예기간을 6개월로 확정한 상황이어서 연기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지만 최근 입장을 선회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코로나 19 시국이 워낙 엄중해 조합 총회 개최 일정 등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추이를 지켜보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연기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제 코로나 19 사태도 민법에 규정된 자연재해의 수준에 해당된다고 봐야 할 것"이라며 "이러한 충격적 상황에서 정부는 당연히 분양가 상한제 적용 유예기간 확대를 전격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