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한진칼 주주총회를 앞두고 김신배(66) 포스코 이사회 의장이 주목받고 있다. 김 의장은 SK텔레콤 사장, SK그룹 부회장 등을 역임한 유명 경영인이었다. 그랬던 김 의장이 지난달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 중인 반(反)조원태 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의 한진칼 사내이사 후보 영입 제안을 수락하자 재계에서는 "김 의장이 한진그룹 대표이사로 경영 일선에 복귀하고 싶어 한진가(家) 집안싸움에 끼어든 게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 의장은 지난달 반조원태 연합 진영의 기자회견에 나와 "대한항공은 국가 브랜드의 한 축인데 지금과 같은 경영 위기로 인해 몰락하게 둘 수 없다는 사명감에 제안을 수락했다" "항공 전문가는 아니지만 경영의 기본만 제대로 적용하면 회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한다"고 해명했다.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회장이 2000년 파산에 직면했던 일본항공(JAL) 경영을 맡아 적자의 늪에서 구해낸 것을 예로 들기도 했다.
9일 서울의 한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가진 본지 인터뷰에서 김 의장은 현재 대한항공이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고 했다. 그는 "글로벌 항공사 부채비율이 보통 300% 이하인데 대한항공만 지난해 기준 780%에 달한다"면서 "최근 7년 사이 대한항공 기내식,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서비스 수준이 형편없이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이 책임감과 위기의식 없이 회사를 경영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는 대표이사가 되면 비수익자산을 정리해 재무 구조부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외부 세력'에 대해 대한항공 직원들의 반감이 크다고 하자 그는 "인력 감축과 같은 구조조정은 절대 없다"면서 "임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처럼 자발적으로 일할 수 있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한진칼 지분 3.8%를 가진 대한항공사우회 등 직원들은 지난달 조원태 회장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반조원태 연합이 승리할 경우, 결국 조 전 부사장이 경영 복귀할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 전 부사장을 포함해 주주연합 모두 경영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서로 확약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내가 대표이사가 된 이후 주주들이 경영에 참여하려고 한다면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막겠다"고 했다.
김 의장은 주총 전망에 대해 "우리가 밝히지 않은 우호 지분까지 고려하면 양측 지분은 대등하다"면서 "국민연금(2.9%)이 좋은 판단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조 회장 측은 지분 37.5%를, 반조원태 연합은 34.18%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아슬아슬하게 이긴다면 곧바로 조 회장 측이 임시주총을 요구할 텐데 계속 분쟁을 하는 사이 회사는 골병이 들 것"이라며 "벼랑 끝에 놓인 대한항공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주총에서 우리가 확실하게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김 의장은 자신들이 질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총에서 만약 지더라도 (우리도) 이길 때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