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 국회 통과… 1년 6개월 뒤 본격화
타다는 렌터카 기반 서비스 '베이직' 중단할 듯
정부 "택시 개선의 계기" 자평… 업계는 "글쎄"
한국만 택시 틀에서 모빌리티 규제… "피해는 국민 몫"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 이어 6일 본회의까지 통과하며 이제 시행만 앞두게 됐다. 이 법은 공포 후 유예기간 6개월을 포함해 1년 6개월 뒤 본격 시행될 예정이다. 앞으로 타다와 같은 모빌리티 업체들은 시장에서 사라지고 정부는 타다 금지법을 구체화하는 시행령 정비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찬성 168표(반대 8표, 기권 9표)로 가결 처리했다. 표결에 부치기 전 채이배 민생당 의원이 토론에 나와 "시민들이 선택했고, 1심 법원도 합법이라고 판단한 서비스를 국회가 나서서 금지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는 것이고 소급입법 금지 원칙에 어긋난다"며 "타다 금지법 통과에 반대해 달라"고 호소했지만 국회의원 과반수는 찬성에 이름을 올렸다.
①타다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서비스 중단한다"
타다 금지법은 11인승 승합차 호출 서비스인 타다 베이직을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더 이상 운영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타다는 그동안 승객에게 카니발 렌터카를 빌려주면서 용역업체에 소속된 기사를 함께 소개해주는 방법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 렌터카 업체가 11인승 이상 승합차를 빌려줄 경우 기사 알선이 가능하다는 법령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타다 금지법은 이 근거 조항을 수정해 타다가 기존처럼 도심을 돌아다니며 승객을 태워나를 수 없도록 했다.
타다 금지법에 찬성하는 국회의원들과 정부는 타다가 새로운 형태의 사업자로 허가받으면 되기 때문에 계속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타다 측은 기존 방식으로 영업할 수 없다면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재욱 타다 대표는 지난 4일 타다 금지법이 법사위를 통과하자 "국회 판단으로 우리는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아간다"며 "타다는 입법기관의 판단에 따라 조만간 베이직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②타다 빈자리는 누가 채우나
타다나 차차와 같은 렌터카 기반 사업자들이 사라진 자리에는 타다 금지법에서 새로 마련한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들어설 예정이다. 다만 플랫폼 운송사업자가 얼마나 많은 차량을 운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토부가 택시 총량 등을 감안해 면허 대수를 결정하기 때문에 당장 문을 넓히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타다 1500대 가지고도 택시 기사들이 들고 일어나 이 난리가 났는데 정부는 제한적으로 허가를 내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또 각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얼마 되지도 않은 면허 수를 나눠 갖다 보면 당분간 의미있는 숫자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시행령 논의를 위해 모빌리티 업체들을 불러 모은 자리도 최대한 허가를 많이 받으려는 업체들과 최대한 덜 내주려는 국토교통부가 서로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목소리만 높이다 파행됐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 간담회를 열어 "택시는 엄연히 25만대 시장이 있고, 이 시장을 도외시한 채 확장할 수 없다"며 "택시 시장이 총량제를 안 하면 안 될만큼 과잉 돼있고, 이런 현실에서 (다른) 한쪽의 총량을 무한히 늘릴 수는 없다"고 했다.
③타다 사라졌는데… 택시 서비스 나아질까
소비자와 업계의 관심은 앞으로 타다 금지법 아래 택시 등의 운송 서비스가 얼마나 더 나아질 것인가이다. 정부는 법 개정을 계기로 다양한 플랫폼 사업자들이 제도권 안에 들어와 질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타다 금지법에 규정된 또다른 플랫폼 사업 중 하나인 가맹업체들도 규제 완화를 통해 보다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플랫폼 가맹업은 사업자가 개인 또는 법인택시와 연동해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카카오T블루나 마카롱택시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들은 브랜드 택시를 지향하며 직접 택시 서비스를 관리하기 때문에 단순 중개업과 다르다. 특히 T블루는 월급제로 운영돼 기사들은 사납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승객 호출 시 업체가 자동배차하는 시스템이라서 승차거부의 우려가 없다.
하지만 택시 총량에 따라 공급이 결정되는 플랫폼 운송사업자나, 플랫폼 가맹·중개업자 모두 택시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결국 택시 기사들이 가장 위협으로 느꼈던 타다가 없어져 경쟁이 줄어든 만큼 서비스를 개선할 유인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④한국은 타다 금지법… 해외는?
국내에선 타다 금지법이 통과되며 승차 공유 서비스 발전에 제동이 걸린 가운데 해외 모빌리티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글로벌 차량 공유 업체 우버는 인공지능(AI) 기술력 개발이 한창이다. AI 스타트업들을 적극적으로 인수할뿐만 아니라 관련 전문인력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버는 지난해 6월 컴퓨터 비전(사람의 눈처럼 사물을 인식하는 기술) 업체인 마이티AI를 인수했고, 12월에는 '우버 AI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연구원을 선발한다고 밝혔다.
'동남아의 우버'로 불리는 그랩도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이를 활용한 음식 배달(그랩 푸드) 서비스를 내놓았고, 최근엔 핀테크 분야까지 진출했다. 그랩은 작년 말 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고 은행 계좌 없이도 전 세계 마스터카드 가맹점에서 이용 가능한 '그랩페이 카드'를 선보였다.
김현명 명지대학교 교통공학과 교수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은 100년 전으로 치면 내연기관차가 등장하자 마차 산업에 맞게 운행하라고 규제하는 꼴"이라며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맞는 판을 깔아줘야 하는데 정부는 계속 버스나 택시 등 기존 교통 수단의 틀에서 산업을 바라보고 있다"고 했다. 그는 "결국 피해는 국민들이 보는 것"이라며 "전통 교통 수단에 들어가는 정부, 지자체 보조금만 한없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