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문제를 놓고 소리 없는 전쟁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와 부동산 시장이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벌인다. 과연 집을 지금 사야 하는지, 팔아야 하는지, 어느 지역이 좋을지를 놓고 고민도 커지고 있다. 국민 대다수가 결정장애 상태에 빠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최근 집값이 급등한 수원 등 일부 지역을 조정 대상 지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주택 시장이 안정될 기미는 잘 보이지 않는다. 서울 강남권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집값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지만,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과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은 아직 들썩거린다. 최근에는 이들은 물론 인천·부천·오산·동탄·안산·시흥·구리 지역까지 들썩인다.

경기도 수원의 한 아파트 단지. 최근 '풍선 효과'로 수원·안양 등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이 들썩이면서 정부는 지난달 20일 19번째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런 '풍선 효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초저금리로 인해 시중에 유동성(자금)이 넘쳐났고, 이 자금 중 일부가 부동산으로 쏠린 탓이다. 그렇다고 서울 등에 적용되는 초고강도 대출 및 세금 폭탄을 견딜 순 없기 때문에 비(非)규제 지역으로 유동성이 옮겨가는 것이다. 일례로 규제 강도가 약한 9억원 이하 주택 등 반사이익이 기대되는 매물을 좇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결국 부풀 대로 부푼 풍선처럼, 수도권 전체가 집값 상승 대열에 합류하는 모양새다.

다만, 최근 우한 코로나 사태는 변화를 낳는 촉매 역할을 할 수 있다. 경기 침체와 더불어 불안 심리를 촉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지역의 변화가 주목된다. 강남 재건축과 고가 아파트는 가격이 내리거나 상승세가 주춤하는 모습을 보인다. 반면 전셋값은 오히려 오르는 소위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보통은 집값과 전셋값은 동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공포가 커지고,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 상승 기대감이 떨어지면서 자가(自家)보다 전세를 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이다.

전셋값 상승은 무주택자에게 특히 부담된다. 무주택자로서는 고민이 들 수밖에 없다. 서울 등 수도권에는 만성적·구조적으로 주택 공급이 부족하다. 결국 지금 집을 사지 않으면 내 집 마련의 꿈은 영원히 이룰 수 없을 거라는 걱정이 들게 된다.

집을 사려 한다면 몇 가지 요건을 고려해야 한다. 인구·소득·인프라가 성장하는 지역의 집값은 장기적으로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도심권(강남·광화문·여의도·용산)과 인천·수원·용인·성남·화성·평택·남양주·하남·광명·고양·부천·김포는 대표적인 성장 지역이다. 더 나아가 도심 회귀와 '직주문의(직장·주거·문화·의료시설의 근접성)', 중소형 새 아파트 선호 현상 등 새로운 트렌드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