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는 3~4월 중 회복세로 돌아서다가 한 차례 더 출렁일 수 있습니다. 꾸준히 이익을 주는 미국 배당주를 추천합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자금)으로 만들어진 글로벌 거품 장세가 우한 코로나 변수로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정책은 막다른 골목까지 왔고, 재정도 일시적인 방책으로 평가했다. 이에 따라 경제는 한 차례 더 하강할 가능성이 있고 투자자들은 과도한 수익률 욕심을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사무실에서 "재정 투입으로 우한 코로나 위기를 넘겨도 4월 이후 경제가 재차 가라앉는 더블딥이 올 수 있다"며 "이런 때 꾸준한 수익을 주는 미국 배당주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서울 여의도 신영증권 사무실에서 만난 김 센터장은 증권가를 대표하는 애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1996년 신한금융투자에서 경력을 시작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대우증권을 거쳐 작년부터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을 맡고 있다. 본지 포함, 언론사들이 수여하는 베스트애널리스트 상을 여섯 차례 수상했다.

◇세계 경제 4월 이후 더블딥 가능성

김 센터장은 우리나라 1분기(1~3월) 성장률이 전 분기 대비 0.8~1% 하락할 걸로 전망했다. 그는 "작년 4분기 재정으로 성장을 지탱했는데 1분기엔 그 효과가 사라질 것"이라며 "우한 코로나로 인한 내수 위축, 수출 부진 등이 겹쳐 하락폭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연간으로도 1.6~1.8% 성장을 예상했다. 이는 한국은행 전망치(2.1%)보다 낮고, 글로벌 투자은행(IB)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 센터장은 "한국 경제는 심각한 위기를 맞을 가능성은 작지만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는 늪에 빠진 상태"라며 "중국과 반도체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경제와 급격한 노령화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쓸 실탄은 바닥을 드러내는 중이다. 그는 기준금리 연 0.75%를 한은의 마지노선으로 봤다. 기준금리가 0.5%까지 떨어지면 외국 자금이 대규모로 한국을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추경과 '정책 조합(폴리시 믹스)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4월에 금리를 내릴 걸로 예상했다.

재정은 통화정책과 달리 정부가 원하는 곳에 자금을 꽂을 수 있지만, 세금 동원을 위해 국회 승인 등 저항이 적지 않아 한계가 있는 것으로 봤다. 김 센터장은 "원화는 미국 달러 같은 기축통화가 아니므로 무한정 풀면 가치가 급락하기 때문에 재정 확장도 마음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는 더블딥(반짝 반등했다가 다시 침체에 빠지는 현상)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글로벌 주가는 3~4월 중 반등했다가 다시 하락할 것"이라며 "이는 과거 9·11 테러(2001년), 동일본 대지진·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이상 2011년) 등의 사례를 통해서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두 외부 충격에 정부가 재정을 쏟아부었지만 경제 기초체력이 약해 다시 내려앉았다는 것이다.

◇미국 배당주 중심 보수적인 투자 추천

김 센터장은 그래도 장기투자 성과가 입증된 미국 주식은 계속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투자 기간이 3~4년 정도로 긴 여유자금이라면 특히 미국 주식에 투자할 만하다고 했다. 미국 주식 중에서도 꾸준히 배당을 주는 배당주를 추천했다. 그는 "미국은 매월 배당을 주는 회사가 있고, 50년 이상 배당을 늘린 기업도 30개나 된다"며 "P&G·3M·존슨&존슨·코카콜라 등 잘 알려진 기업들도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 밖에 S&P500 등 미국 주가지수를 따르는 적립식 ETF(상장지수펀드)와 모바일 시대에 상승세를 탈 디즈니랜드·CJ 등 콘텐츠 기업들도 주목해볼 만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은 기대수익률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지난 10년 유동성 장세로 인해 자산가격에 거품이 끼었다"며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으로 대표되는 미국 IT주들도 이미 비싼데 더 오르는 수준이라 매력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손실을 피하는 보수적 자세를 가질 것을 권유했다. 지금까지 올린 수익을 현금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으로 꼽았다.

한국 증시의 경우 3년 정도 투자해보고 종목을 바꾸는 리밸런싱 전략을 추천했다. 부동(浮動)자금이 1000조원을 웃돌지만 증시로 흘러들어오기보다 MMF(머니마켓펀드) 등 초단기 수신으로 몰려 증시가 장기 상승하기 어려운 구조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