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내 철강 수요가 급감하면서 철강 유통 재고가 크게 늘고 가격이 내려가고 있어서다. 국내 철강 기업들도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일 철강·증권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철강 유통 재고는 지난달 말 기준 2374만톤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내 건축·기계·자동차·조선·가전 업종의 조업이 중단된 탓이다. 수요가 줄면서 중국 철강 유통 가격도 춘절 전과 비교해 4~7%가량 하락했다.

경북 포항에 있는 포항제철소 4고로에서 작업자가 녹인 쇳물을 빼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중국 철강기업들은 재고 증가로 보관 공간이 부족해지자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주요 중국 철강회사들은 베트남에서 열연 1톤당 가격을 기존(495~505달러)보다 40달러가량 낮춘 것으로 전해졌다. 안풍강철은 최근 베트남에 열연 1톤당 455~465달러에 판매했고 번시강철은 460~465달러, 탕산 강철은 450~455달러로 가격을 내려 잡았다.

이 때문에 국내 철강업체들도 우려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등 철강업체들은 올해 실적 개선을 위해 열연·후판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었으나, 중국발 가격 하락으로 협상에 어려워졌다.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산 부품 부족, 코로나 확진자 발생 등으로 조업하지 못해 가격 인상에 비우호적일 가능성도 커졌다.

철강업계에서는 올해 1분기 말까지는 회복이 어렵다고 전망하며, 2분기 중국 내 수요 회복과 제품 가격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중국 내륙 교통이 재개되고, 전방산업의 조업이 다시 시작됐지만, 이달까지는 정상적인 작업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박성봉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당시 발생 1.5개월 후부터 사스 확산속도가 둔화됐고, 3개월 후부터 중국 철강 유통가격이 반등했다"며 "2분기는 돼야 중국 철강 가격이 춘절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하늘 한국투자 연구원도 "중국 철강재 선물 가격의 반등은 중국 내 부양정책의 발표를 기점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중국의 경기부양책만이 답"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