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코로나 감염증(코로나19)이 한국, 이탈리아 등 전세계로 확산하면서 글로벌 증시가 요동치는 가운데 한국 증시 또한 외국계 공매도 세력이 공격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매도를 위해 대여한 주식 수는 역대 최고 수준이고, 대여금리 또한 코스닥시장의 경우 연 5%에 육박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대여잔고 주식 수는 34억8879만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34억주가 넘는 물량이 모두 공매도를 위해 대여된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공매도 대기 물량이 많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대여잔고 금액으로는 70조4612억원인데, 이는 2018년 6월 기록한 82조원보다는 적지만 그래도 만만치 않은 규모다.
대여금리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코스닥시장 전체 대여금리는 지난 20일 한때 연 4.93%를 찍었다. 지난해 12월 20일만 해도 연 2%대였으니 불과 두달만에 2배 가까이로 치솟은 셈이다. 현재는 4.4~4.8% 내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한 증권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부서의 관계자는 "대략 200여개 이상 종목 대여금리가 연 10% 이상으로 치솟아 있다"면서 "그런데도 일부 종목은 대여시장에 나오는 족족 외국인 투자자들이 차입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종목의 정확한 대여금리는 확인할 수 없지만, 공매도 세력이 가장 많은 자금을 들여 차입하는 종목은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등 반도체 투톱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 LG화학(051910), 셀트리온(068270), 삼성전기(009150), LG생활건강(051900), 롯데케미칼(011170)등이다.
이 종목들은 대부분 대여금리가 연 0.5~1.0%선이다. 아무래도 대형주이고 개별 선물이 있다 보니 금리가 높지 않은 셈이다. 다만 삼성전기는 단기간에 많은 주식 차입 요청이 몰리면서 이보다는 높은 수준의 대여금리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공매도 세력은 최근 조정 장세가 단기간 내에 끝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번 시작된 소비 부진 기조가 브이(V) 자로 회복하긴 쉽지 않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특히 전폭적으로 유동성 공급 및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이나 미국과 달리, 한국은 경기 부양책에도 적극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다.
28일 발표된 코로나 대책에 대해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카드 소득공제 한시 인상 같은 것은 심리적으로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7일 예상외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하기도 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국은 기관이 적극적으로 물량을 받아내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그럴만한 주체가 별로 없다"면서 "대형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공매도 세력이 들끓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