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216.9원 마감… 6.6원 ↑

코로나19가 세계적 대유행(팬데믹·pandemic)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220원을 찍었다.

26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6.6원 오른 1216.9원에 마감했다. 이날 6.2원 오른 1216.5원에 출발한 환율은 오전 9시 59분경 1220.0원까지 상단을 높였다. 환율 고점이 1220원을 넘은 건 24일(1220.3원), 25일(1220.5원)에 이어 사흘 연속이다.

26일 오후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84포인트(1.28%) 내린 2076.77에 마감했다.

전날 1210원대로 내려와 장을 마감하면서 다소 진정세를 보였던 환율은 간밤 역외시장에서부터 상승을 예고했다. 전날(현지시간)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216.4원에 최종 호가돼 현물환 종가 대비 6.1원 올랐다.

이날 환율이 장중 1220원까지 오른 건 확진자 수가 1000명을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날 오전 9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146명이라고 밝혔다. 확진 속도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달러 강세, 원화 약세 요소로 작용한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도 불안심리를 가중시켰다. JP모건은 우리나라 코로나19 사태가 3월 20일 정점을 찍고, 최대 1만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상했다.

코로나19가 세계 곳곳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팬데믹 공포'로 번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당분간 상승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유럽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이탈리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이날(현지시간) 기준 300명을 넘어섰고, 스위스,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에서도 전날 첫 확진자가 나왔다. 중동 이란에서는 확진자 수가 전날 기준 95명에 이르렀다. 이에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코로나19의 팬데믹 가능성을 종전 20%에서 40%로 올렸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빨라지면서 팬데믹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상존,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다만 당국이 최근 구두개입에 나서면서 이에 대한 경계감도 작용해 상승폭이 제한됐다"고 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현재 고점이 1220원으로 확인되는데 당국에 대한 경계감이 강하게 작용하는 모습"이라며 "이후 상단은 1245원까지 열어두는데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상승 속도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