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금지법, 이번주 예정됐던 법사위 심사 일정 늦춰져
"법안 통과" 촉구하는 대규모 택시 집회도 무기한 연기
정부·여당과 '타다'는 날선 공방 중… "블랙리스트에 올렸나"

이르면 이번주 최종 통과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예상됐던 일명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의 심사 일정이 전국에 확산 중인 우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지연됐다. 24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기존에 잡혔던 법안심사 소위와 전체회의 일정을 하루씩 늦춘다고 밝혔다. 법사위 관계자는 "관심이 주목되는 만큼 타다 금지법을 우선적으로 살펴볼 예정이지만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모든 국회 일정이 미뤄지는 분위기"라며 "아직 안건도 올라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시내 거리에서 '타다' 차량과 택시가 거리를 달리고 있다.

당초 법사위는 오는 25일 법안심사 소위에서 상정된 법안들을 검토하고 26일 전체회의를 열어 본회의 상정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타다 금지법도 심사 법안 중 하나로 지난해 12월 소관 상임위인 국토교통위를 거쳐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타다 금지법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이어서 법사위 통과시 법안의 최종 관문인 본회의 통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날 미래통합당 심재철 원내대표와 곽상도·전희경 의원이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지며 국회 본회의 일정이 전면 취소됐다. 심 원내대표 등은 지난 19일 한 토론회에 참석했는데 당시 동석했던 하윤수 한국교총 회장이 사흘 뒤인 22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심 원내대표 등은 이날 오전 병원에서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대한 검사를 받았다. 여야는 본회의 순연에 따라 이후 일정은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법사위 일정은 하루씩 늦춰 26일 법안심사 소위를, 27일 전체회의를 열기로 했다.

코로나19는 25일 예정된 '타다 척결' 대규모 집회도 연기시켰다. 택시업계는 지난주 법원이 타다를 "합법"이라고 판단한 것에 대해 반발하며 여의도에서 총궐기대회를 가진다고 발표했었다. 법원 판결을 규탄하며 타다 금지법의 통과를 촉구할 계획이었다. 이날 택시 단체들은 "최근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해짐에 따라 서울시의 요청이 있어 회의를 통해 무기한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다만 모빌리티 업계는 이번주를 넘긴다고 해도 '타다'가 당장 언제 생사의 기로에 설 지 모르는 만큼 긴장감이 역력한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주 지연됐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다"며 "4·15 총선 전까지는 언제든지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이 남아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법원 판단과 상관 없이 법안 처리를 밀어붙인다는 입장이다. 최근 국토부 관계자들이 국회를 드나들며 타다 금지법 통과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이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타다를 제도권 안에 들이기 위한 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타다 측도 타다 금지법 통과를 막기 위한 공세를 연일 펼치는 중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는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법원에서 무죄받은 서비스를 금지시키겠다고 하는데 국토부가 특정 기업을 블랙 리스트에 올려 놓은 것이냐"고 했다. 이어 23일 글을 올려 "혁신성장과 일자리창출이 중요하다고 하는 이 정부의 국토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도 SNS를 통해 "타다 금지법은 타다를 막아서 택시면허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서는 점점 수송분담율이 줄어드는 택시가 수입을 늘리기 힘들고 면허 가격이 유지되기도 힘들다"고 했다.

또 타다는 평소 보도자료를 평일에 냈던 모습과 달리 일요일인 23일 '택시와 상생으로 사회적 책임과 기여 나선다'는 제목의 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고급 택시 서비스 '타다 프리미엄'에 가입하는 기사들에게 차량 지원금 500만원을 주는 등 현재 90여대 수준인 프리미엄 차량을 1000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같은날 타다를 운영하는 VCNC(브이씨엔씨)의 박재욱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타다는 무죄 판결 후 첫 걸음으로 택시와의 동행을 확대하는 플랫폼 정책을 강화한다"며 "저희가 시작하는 이 변화들이 택시 업계와의 상생을 더 넓히고, 더 나은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는 좋은 출발점이 되었으면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