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리츠)의 추가 상장이 잇달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는데다 안정적인 배당투자 수단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수요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소셜커머스 업체 쿠팡의 신선식품 물류센터 내부 모습.

22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켄달스퀘어리츠, 마스턴자산운용서유럽리츠,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 공모 금액이 1000억원 이상인 리츠들이 잇따라 상장을 준비 중이다. 올해 공모되는 리츠의 규모는 지난해의 4배가 넘는 2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올해 공모되는 리츠들은 종전 오피스 중심의 투자에서 탈피해 물류센터나 임대주택, 해외 부동산, 주유소 등 투자 영역이 훨씬 다양해졌다. 예를 들어 홍콩 물류센터 개발회사인 켄달스퀘어 로지스틱스 프로퍼티스가 설립하는 8000억~1조원 규모의 켄달스퀘어리츠가 올해 공모를 진행할 예정이다.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 공모 리츠는 이번이 처음이다. 소셜커머스 업체인 쿠팡과 위메프, 마켓걸리 등이 임차해 쓰고 있는 수도권 지역 물류센터들이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인천 부평구 십정2구역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신축되는 공공지원 민간임대 3500여가구를 사들여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배당할 예정이다. 수도권에 있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만큼 공실 위험이 적고, 안정적으로 임대료 배당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마스턴자산운용과 메리츠종금증권은 해외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 공모를 준비하고 있다. 마스턴자산운용은 상반기 프랑스와 네덜란드, 룩셈부르크, 독일 등 서유럽 4개국 사무용 빌딩에 투자하는 리츠를 공모할 예정이다. 메리츠종금증권은 벨기에 최대 사무용 빌딩인 파이낸스센터에 투자하는 리츠를 상장한다.

주유소에 투자하는 리츠도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 193개를 인수해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를 상장할 계획이다. 약 400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예상 배당수익률은 6% 정도다.

이처럼 국내 리츠 시장이 빠른 속도로 확대되는 배경으로는 12.16 부동산 대책 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가 갈수록 커지는 것이 꼽힌다. 직접투자의 리스크가 커지면서 안전자산인 리츠 시장으로 투자자금이 눈을 돌리는 것이다. 기준금리가 1.25%로 떨어져 예금이나 적금 등 전통 금융상품이 투자매력을 잃은 것도 리츠 시장 확대에 한 몫을 했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규제가 심해진 아파트와 반대로 리츠는 정부가 세제 혜택 등을 꾸준히 지원해주는 상품"이라며 "실물 부동산의 대체 투자처로 리츠에 대한 관심이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물류센터 등 다양화되는 리츠 상품들은 기존 오피스 리츠보다 훨씬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며 "오피스 리츠는 공급이 너무 많아 변동성이 있는 탓에 글로벌 시장에서도 물류창고 등 특성화된 리츠가 각광받고 있다"고 했다.

그간 리츠 투자자에게 각종 세제 혜택을 부여해왔던 정부는 앞으로 혜택을 더 늘린다는 방침이다. 리츠가 부동산 수익 분배의 공평성에 기여할 수 있다고 보고 있어서다. 리츠 인가나 등록 소요시간을 줄이는 방법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한만희 사단법인 부동산금융투자포럼 회장은 "리츠가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면 주택시장 안정화에도 도움이 된다"면서 "좀 더 다양한 상품을 만들어 활성화하도록 정부가 추가 세제 혜택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