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으로 기회 잡은 K푸드… 해외시장 공략 주목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가 미국 시장에서도 통할 지 주목된다.
짜파구리는 농심의 '짜파게티'와 '너구리'의 면과 스프를 섞어 조리해먹는 음식이다. 2009년 한 네티즌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만의 조리법이라며 공개했다. 이후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짜파구리가 소개되며 퍼졌다. 짜파구리는 식품회사가 아닌 소비자의 아이디어를 통해 탄생한 대표적인 모디슈머(Modisumer·'수정하다'와 '소비자'의 합성어) 메뉴로 새로운 맛을 찾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유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짜파구리 맛의 비율을 맞추기가 어렵고, 한 번에 두개의 라면을 끓여야만 완성되는 음식이라 '호기심에 한 번 정도 먹을만 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짜파구리의 인기는 '반짝'으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짜파구리가 등장한 '기생충'이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달성하자 짜파구리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잠시 잊고 있던 짜파구리를 찾는 사람이 늘었다.
식품업계는 내수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오랜만에 만난 '기생충 특수'를 반기고 있다. 이번에도 짜파구리가 반짝 인기를 끌지, 장기적으로 세계 무대를 누리고 있는 제2의 신라면이 될 지는 두고봐야 한다. 업계에서는 '기생충'이 해외에서 화제가 된 것을 감안하면 짜파구리가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을 공략할 기회라고 보고 있다.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렸다. 회사는 '기생충'으로 맞이한 기회를 잡는데 집중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7일부터 상영을 시작한 영국에서는 '기생충' 영화 포스터 패러디와 조리법을 넣은 홍보물을 제작해 짜파구리를 알리고 있다.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섞을 필요 없이 하나로 합친 짜파구리 컵라면을 미국 시장에 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농심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아직 신라면을 따라올 라면 브랜드가 없을 정도로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를 얻는 것은 시간이 오래 걸리는 힘든 일"이라며 "짜파게티와 너구리가 제2의 신라면으로 사랑받을 수 있도록 마케팅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기가 마련된 만큼 기회를 잡아 브랜드를 키워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짜파구리 외에도 기생충에는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참이슬', 서울우유 '요구르트', 오리온 '오징어땅콩', 농심 '새우깡', 삼양식품 '짱구'가 등장한다. 해당 식품들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존재감은 짜파구리만큼 크지는 않지만, 영화를 통해 세계 영화인들에게 상품을 알리는 기회는 주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필라이트는 현재 내수용으로 팔고 있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북미 현지인을 상대로한 참이슬 마케팅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