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디지털프라자 가보니
코로나19 탓 전략 신제품 출시하자 마자 '품귀'
"공장 가동 재개해도 완전 정상화는 다음 달"

"지금 당장은 곤란한데요. 코로나19(우한폐렴) 때문인지 건조기 만드는 중국 공장에서 물량이 잘 안 나와요. 배송도 늦어지는 걸로 알고 있어요. 최소 2주 정도 기다리셔야 해요."

17일 오후 찾은 경기 분당의 한 삼성디지털프라자 상담사 정모씨는 이달 1일 출시된 인공지능(AI) 세탁기·건조기인 ‘그랑데 AI’를 언제 받을 수 있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러면서 "디지털프라자가 한 공장에서 제품을 받기 때문에 어디 가든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서울 강남의 한 디지털프라자에 같은 제품에 대해 묻자 "지금 물건이 없다, 빨라야 이달 말, 늦으면 다음 달 초쯤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그랑데AI.

지난 10일(현지 시각) 삼성전자의 중국 쑤저우(蘇州) 가전 공장 가동이 재개됐지만, 이곳에서 만드는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의 품귀 현상은 이어지고 있다. 쑤저우 공장이 춘제(春節·설) 연휴 연장, 쑤저우시 정부의 추가 휴업 권고에 따라 2주가량 ‘가동 중단’ 상태였던데다 현재 가동을 시작한 공장도 평소 가동률에 못 미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가장 직격탄을 맞은 제품은 삼성전자가 새해 첫 가전으로 공개한 그랑데 AI다. 그랑데 AI 건조기는 쑤저우 공장에서 전량 생산하는데, 이 제품이 공개된 1월 29일 이후 춘제 연휴가 곧바로 시작돼 생산한 물량이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랑데 AI 중 세탁기는 베트남에서 만들어 생산 차질을 비교적 덜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쑤저우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기는 했지만, 가동률을 100%로 올리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며 "수급이 차질 없도록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의 중국 공장 가동은 대체로 재개된 가운데 삼성전자는 19일 톈진(天津) TV 공장에서도 생산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곳에 있는 LG전자 에어컨 공장도 이번 주 내로 재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업들의 중국 공장 완전 정상화가 최소 다음 달은 돼야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에서 제품이 생산된다더라도 공항, 항만 등 수송이 원활하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