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볶음밥 맛의 비결이 물리학적으로 규명됐다. 중식(中食) 요리사의 프라이팬(웍) 손놀림이 비결이었다. 중국인이 볶음밥을 요리한 지 1500년이나 됐지만, 맛의 비결이 과학적으로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조지아 공대 기계공학과의 데이비드 루 교수와 박사과정의 훙탕 고 연구원은 국제학술지 '영국 왕립학회 인터페이스' 최신호에 "중식 요리사가 프라이팬(웍)을 다루는 손놀림이 볶음밥 맛의 비결"이라고 발표했다. 연구 결과는 표지 논문으로 실렸다.

루 교수 연구진은 이름난 중식 요리사 다섯 명이 볶음밥을 만드는 모습을 촬영해 느린 동작으로 분석했다. 요리사는 화덕의 가장자리를 지렛대 받침 삼아 웍을 움직였다. 먼저 웍을 뒤로 당기면서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시키면 밥알이 공중에 떠오른다. 이어 웍을 앞으로 밀면서 동시에 시계 방향으로 돌려 떨어지는 밥알을 받아냈다. 요리사들은 2.7±0.3헤르츠의 주파수로 웍을 움직였다. 1초에 3번 정도 밥알을 공중에 띄우고 웍으로 받는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볶음밥은 섭씨 1200도의 센 불에 재빨리 요리해야 '마이야르 반응'에 의해 맛이 난다"며 "이때 밥알을 계속 공중에 띄우면 태우지 않고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야르 반응은 스테이크가 불에 그을리거나 빵이 구워지는 과정에서 특유의 색과 풍미가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반면 미국 보스턴의 한 식당에 도입된 요리 로봇은 요리사보다 웍을 6배 느린 0.5헤르츠로 움직였다. 그만큼 센 불에 재빨리 볶음밥 요리를 할 수 없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