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국 표준지공시지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주거지역의 급등이다. 올해 주거용 땅의 공시지가 상승률은 7.70%로 집계됐다. 지난해(8.65%)보다는 둔화한 수치지만, 지속적인 공시지가 인상 기조에 따라 보유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 부담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불만 여론을 의식해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 조절을 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 주거지역 겨냥… 성동구 상승률 11.16%
국토교통부가 12일 공표한 전국 표준지 공시가격을 보면, 작년에는 상업지역이 가장 많이 오른 것과 달리 올해는 주거지역이 크게 올랐다. 주거지역의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7.70%다. 전체 평균은 6.33%였고, 지난해 12.38% 올랐던 상업지역의 경우 올해 5.33%만 오르며 속도가 조절됐다.
서울에서는 성동·강남·동작·송파·서초·영등포·서대문·노원·마포 등 9개구의 변동률이 서울 평균을 상회했다. 작년 집값이 크게 오르며 서울 부동산 시장을 달궜던 지역들이다. 서울의 표준지 공시지가 변동률은 7.89%로 전국 평균(6.33%)보다 1.56%포인트(P)높다.
변동률이 가장 큰 자치구는 성동구였다. 전년 16.09% 오른 데 이어 올해에도 11.16% 올랐다. 그 다음으로 강남구(10.54%), 동작구 (9.20%), 송파구 (8.87%), 서초구 (8.73%), 영등포구(8.62%), 서대문구 (9.40%), 노원구 (8.38%), 마포구 (7.97%) 순으로 공시가격이 많이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성동구를 보면 성수동 주거·상업용 땅의 올해 공시지가는 1㎡당 580만원으로 전년보다 11.54% 올랐다. 도선동 상업용 땅의 공시지가도 1㎡당 894만원으로 11.33% 올랐고, 금호동 3가 상업용지도 870만원으로 11.54% 올랐다.
국토교통부 부동산평가과 관계자는 "성동구의 시세가 많이 오른데다 그동안 다른 지역보다 공시지가 현실화율이 낮았던 측면이 있었다"며 "실거래가와 감정평가 선례 등 자료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속도조절 했나… "보유세 부담 이어질 것"
정부는 올해도 공시가격을 현실화하겠다는 기조를 밝혔지만, 하향 요구와 세금폭탄 불만 등 여론을 의식한 듯 작년보다는 인상 폭을 줄였다.
2020년 전국 표준지공시지가 상승률은 6.33%로, 작년(9.42%) 대비 3.09%p 하락했다. 앞서 2015년 4.14%, 2016년 4.47%, 2017년 4.94%, 2018년 6.02%의 상승률을 보인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높은 상승률이다.
서울시는 최근 강남구와 마포구, 서초구, 성동구 등 4개 자치구에 대해 표준지 공시지가를 낮춰 줄 것을 검토해달라는 참고자료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바 있다. 시가 국토부에 공시지가와 관련해 의견을 전달한 것은 처음으로, 국토부에 속도 조절을 제안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최근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일부 자치구에서는 보유세 부담 증가 등 불만이 속출했다. 속도는 늦춰졌지만 지속적인 공시지가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은 여전히 커지는 상황이라 여전히 반발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공시지가 인상은 보유세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 뿐만 아니라 중고가 주택 소유자들의 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 상속세와 증여세 등에도 영향을 준다.
전국 땅값 1위 서울 중구 충무로1가 네이처리퍼블릭의 공시지가는 전년 1㎡당 1억8300만원에서 올해 1억9900만원이 됐다. 세금 부담을 시뮬레이션해보면, 재산세는 1억4478만원, 종부세 6479만원으로, 재산세와 종부세를 더해 보유세 상한을 적용하면 작년보다 50% 오른 1억8313만원을 내게 된다.
정부는 작년 12·16대책을 통해 올해 고가주택 보유자와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율과 세부담 상한을 높였다. 이에 따라 2주택자도 조정지역이라면 전년도 납부세액 대비 최대 300%까지 내게 됐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표준지 공시지가를 중심으로 나머지 개별 필지의 공시가격이 결정되는데 지난 10년 평년 수준 이상으로 오르면서 보유세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