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스 모드는 신선한 모바일 경험
빅스비 기반 서비스 모델은 요원
서비스 생태계 창출은 숙제

현지시각 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갤럭시 언팩 2020'에서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노태문 사장이 '갤럭시 S20 울트라'를 소개하는 모습.

삼성전자 새 무선사업부장(사장)을 맡은 노태문 호(號)가 1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출항했다. 그는 ‘갤럭시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며’라는 출사표(삼성전자 뉴스룸 9일 게재)를 던지고 ‘갤럭시 언팩 2020’ 행사가 열리는 샌프란시스코의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로 왔다.

삼성전자는 새 10년을 준비한다는 의미로,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의 이름을 갤럭시 S11(전작은 갤럭시S10)이 아닌 ‘갤럭시 S20’을 정했다. 갤럭시 S20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최신 기술을 종합한 플래그십 스마트폰이다.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11일(현지시작)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에서 ‘삼성 갤럭시 언팩 2020’을 열고 삼성의 최신 기술이 총동원된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0’를 공개했다.

이번 행사에서 노 사장은 ‘슈퍼 카메라’ ‘5세대(5G)’ ‘폴더블’ 등 이른바 ‘3대 괴물 스펙’으로 전 세계 파트너와 미디어 3000여명을 사로잡았다. "역시 제조의 삼성"이라는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위아래로 접히는 폴더블폰이 선사할 모바일 경험에 대한 청중의 기대감도 폭발했다.

하지만, 삼성 무선사업부가 수년 동안 공들인 인공지능(AI) ‘빅스비’에 대한 언급은 이번 행사에서 거의 들을 수 없었다. 하드웨어와 콘텐츠, 서비스를 넘나드는 애플을 제압할 생태계 전략도 잘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의 서비스 생태계 만들기는 오래된 숙제다.

갤럭시 언팩 첫 데뷔 무대에서 노태문 사장은 "앞으로의 새로운 10년은 사람들이 소통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이 완전히 변화할 것"이라며, "갤럭시 S20는 최신 5G 이동통신과 초고화소 이미지 센서 AI카메라를 탑재해 사진과 동영상으로 자신을 표현하고, 공유하며, 소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 갤럭시 S20는 뒷면부터 보라...1억 화소,100배 줌 슈퍼 카메라

삼성 갤럭시 S20

무대에 오른 노태문 사장 뒤로 거대한 스크린을 꽉 채운 ‘갤럭시 S20 울트라’의 모습은 카메라를 탑재한 ‘인덕션' 같은 뒷면이었다. 갤럭시 S20 뒤에 장착된 카메라수는 무려 4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공개한 갤럭시 S20 시리즈는 총 3종. ‘갤럭시 S20 울트라'는 1억 800만 화소, '갤럭시 S20+'와 '갤럭시 S20'는 6400만 화소의 고화소 카메라를 탑재했다.

이 슈퍼카메라에는 ‘노나 비닝(nona-binning)’이라는 신기술이 탑재돼 있다. 화소는 적은 양의 빛만 잡을 수 있는 데, 삼성전자는 9개(nona) 화소를 하나로 묶는 노나 비닝 기술로 보다 많은 양의 빛을 잡아낸다.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얘기다.

'갤럭시 S20 울트라'는 최대 100배 줌, '갤럭시 S20+'와 '갤럭시 S20'는 최대 30배까지 줌 촬영이 가능하다. 콘서트장 뒷줄에서도 원하는 가수를 줌으로 당겨서 촬영할 수 있게 된 것은 슈퍼 레졸루션 줌 기능 덕분이다.

◆ 5G, 8K 높은 숫자에 도전하는 갤럭시S 20

노태문 호는 2020년을 ‘5G의 해’로 보고 삼성전자가 5G 스마트폰 시장을 이끌고 선점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카운트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2019년 출하한 스마트폰의 1%만이 5G를 지원했지만, 올해에는 이 수치가 18%까지 늘어난다.

삼성 갤럭시 S20 뒷 모습

우선, 삼성전자가 이번에 갤럭시 S20의 3개 기종은 5G를 지원한다. 또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갤럭시 S20은 최신 5G 표준인 단독모드(스탠드얼론)까지 지원할 예정이다. 단독모드는 기존 4G LTE와 5G 네트워크를 함께 사용하는 비단독모드(Non Standalone mode)와 비교해 지연시간이 거의 0초에 가깝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장점이 있다. 고화질 영상의 스트리밍이나 업로드, 영상 통화, 고사양 모바일 게임에서도 끊김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갤럭시 S20는 초고화질인 8K 동영상도 지원한다. 8K는 4K의 4배 해상도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0로 8K 동영상을 촬영하고 삼성 QLED 8K TV에서 바로 감상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구글 유튜브와 협력해 갤럭시 S20에서 8K 동영상을 유튜브에 바로 업로드할 수 있도록 했다.

◆ 굳건한 폴더블 리더십 보여준 ‘갤럭시 Z 플립’

삼성전자는 폴더블(구부리는) 형태(폼팩터)의 리더임을 또 한번 증명해주는 제품도 선보였다. 바로 ‘클램셸(조개껍데기처럼 위아래로 열리는 형태)’ 폴더블폰 ‘갤럭시 Z 플립’이다. 접으면 손바닥에 쏙 들어오는 작은 크기이지만, 펼치면 6.7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가 된다. 화면비는 영화관 스크린에 가까운 21.9대 9 비율이다.

삼성 갤럭시 Z 플립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크고작은 기술들을 동원했다. 우선 삼성 ‘울트라 씬 글래스(Ultra Thin Glasss· UTC)’를 적용한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Infinity Flex Display)다. 기존 폴더블폰의 디스플레이는 플라스틱 기술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화면 평탄도(평평한 정도)에는 아쉬움이 있었다. Z플립은 유리를 소재로 한 UTC 기술 덕분에 삼성전자의 기존 폴더블 폰보다 평탄도가 30% 가량 개선됐다. 화면의 질감이 매끄러워졌다는 의미다.

‘하이드어웨이(Hideaway)’ 힌지는 위아래로 접은 폰의 디스플레이가 다시 펼쳐지지 않도록 꽉 잡아준다. 또 듀얼 CAM 매커니즘에 기반해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화면을 폈다 접을 수 있게 한다. 다양한 각도로 펼칠 수 있게 하는 것도 이 힌지 기술 덕분.

삼성전자는 갤럭시 Z 플립에서 즐기는 다양한 사용자 경험을 ‘플렉스 모드’라고 부른다. 특정 각도로 펼쳐서 세우면 화면이 4형 크기의 상하 2개로 자동 분할된다. 가령, 폰을 손에 들 필요가 없이 갤럭시 Z 플립을 원하는 각도만큼 펼쳐 놓고 영상 통화를 즐길 수 있다. 또 상단 화면에서 셀피를 찍기 위해 사용자의 모습을 확인하고, 하단 화면에서 카메라 모드와 효과 등의 메뉴를 제어할 수 있다. 삼각대 필요 없이 동영상을 촬영하는 것도 장점이다.

◆ 갤럭시 서비스 시대는 언제쯤?

이번 언팩은 삼성 무선사업부 정통 엔지니어의 길을 걸어온 노태문 사장의 강점을 유감없이 드러낸 행사였다. 노 사장은 2010년 그래픽 성능을 개선한 소프트웨어와 저전력 기술로 갤럭시 S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런 삼성인상’을 수상한 이후 삼성전자 전략 스마트폰 개발을 도맡으며 무선사업부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이번 행사도 최고 스펙으로 차려진 성찬이었다.

삼성 갤럭시 버즈 플러스

노 사장이 새로운 갤럭시 10년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언급했듯이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새로운 질문도 마주하게 됐다. 최고 화질 사진과 영상이 결국 아마존 클라우드와 유튜브 서비스의 배를 불려주지 않을까, 갤럭시 스마트폰으로 창출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어떻게 엮을 것인가, 미⋅중 전쟁으로 한숨을 돌렸다고는 하지만 계속되는 중국 기업의 추격을 따돌릴 새 게임의 법칙이 무엇이냐는 질문 등이다. 한동안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울려퍼졌던 갤럭시 AI ‘빅스비'는 이번 갤럭시 언팩에서 1초 가량(넷플릭스 시연 영상 도중)만 언급됐다. 삼성전자가 빅스비에 기반한 서비스를 만들어내기란 요원해 보였다.

'갤럭시 S20'는 3월 6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된다. '갤럭시 S20 5G'는 128GB 모델로 가격은 124만 8500원, '갤럭시 S20+ 5G'와 '갤럭시 S20 울트라 5G'는 256GB 모델로 가격은 135만3000원, '갤럭시 S20 울트라 5G'는 159만5000원이다.

‘갤럭시 Z 플립'은 14일부터 전 세계 시장에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미러 퍼플(Mirror Purple), 미러 블랙(Mirror Black), 2가지 색상으로 출시되며, 가격은 165만원이다.

삼성은 일부 제품의 빅스비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