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유권해석… 자금 조달 증빙 까다로워질 수도

작년 12월 16일 발표된 부동산 대책(12·16 대책) 이전에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그 이후에 단독 명의를 부부 공동명의로 바꿀 경우 12·16 대책에 따라 대출 규제를 받게 된다. 대책 이전에 계약금과 중도금을 치렀더라도 대책 발표 후 권리관계가 바뀌면 새로운 계약으로 봐 대출 규제 대상에 포함되는 것이다. 이 부분을 간과하고 남편이나 부인 명의로 당첨된 새 아파트를 12·16 대책 이후 부부 공동명의로 바꿀 경우, 향후 입주 시 자금 조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12일 금융업계와 시중은행에 따르면 최근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아파트를 신규분양 받은 자들이 부부간 증여를 통해 공동명의로 바꿀 경우 12·16 대책이 적용돼 대출이 제한된다고 유권해석을 내렸다. 12월 17일 이후 아파트를 공동명의로 바꾼 경우, 분양받은 아파트의 가격이 준공 승인이 나는 시점에 KB시세 기준 15억원을 초과하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생활안정자금 1억원만 빌릴 수 있다. 15억원 이하 아파트인 경우엔 9억원까진 LTV 40%, 초과 부분은 LTV 20%가 적용된다.

서울의 아파트 전경

대책 발표 당시 금융위는 12월 16일 이전에 계약금을 치른 아파트에 대해선, 아파트 시세에 상관없이 종전 규정에 따라 LTV 40%를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를 확인한 일부 수분양자는 12·16 대책 이후 단독 명의를 공동 명의로 바꾸는 절차를 진행했다. 신규 아파트의 명의 변경은 통상 계약금 납부 이후부터 잔금을 치르기 직전까지 진행된다. 잔금을 치르고 보존등기가 떨어진 이후에 공동 명의로 바꾸면 취득세를 두 번 내야 한다.

당시 일부 시중은행도 분양 받은 아파트의 명의를 단독에서 공동으로 바꾸는 것은 대출 규제 예외사항이라고 해석했다. 한 시중은행에서는 "신규 공동명의가 아닌 원계약자를 포함한 단순 지분변경이라는 점, 새 아파트의 부부 공동명의는 부부간 증여의 형식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대출규제 대상이 아니다"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12·16 대책 이후 두달 여만에 나온 금융위 답변에 따라 상황이 완전히 바뀌게 됐다.

지난해 5월 청약을 진행했던 방배그랑자이의 한 수분양자는 "부부간 단순 지분 변경 시에는 권리의무승계일이 변경되지 않는다는 시중은행 안내를 받고, (대책 이후에) 공동명의로 명의를 바꿨는데 대출 규제를 받게 된다고 하니 입주의 꿈을 접고 전세를 내줘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일부 세무사는 12·16 대책 이후 수분양자의 공동명의 전환이 어려워지면서 향후 입주 시 자금조달 증빙 과정에서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봤다. 부인 명의의 청약통장으로 분양가 16억원짜리 아파트에 당첨돼 부인 명의로 등기할 때 남편 명의의 주택을 매각해 얻은 금액 10억원과 아내 명의의 예·적금·대출 6억원으로 자금증빙을 했다면 부부간 증여세 면제구간(6억원)을 초과한 4억원에 대해 증여세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대책 이전에 공동명의로 바꿨다면 남편과 부인이 계약금과 중도금 일부를 반반씩 부담하고 권리를 나눠 가진 것으로 보기 때문에 증여세는 내지 않아도 된다.

또 다른 세무사는 "생계를 함께 하는 가족의 경우 통상 문제가 안됐던 부분이긴 하나, 요즘처럼 자금조달을 꼼꼼히 살피는 분위기에선 담당자에 따라 세금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보수적으로 봐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