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정부, "후베이성 외 주요 공업 지역 10일부터 조업 재개"
중국 공장 재가동되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 등도 위기 넘겨
직원 복귀·다른 협력사 상황·추가 확산 등 불확실성 여전

중국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으로 춘제(春際·중국 설날) 연휴를 17일로 늘리는 방식으로 중단했던 조업을 10일부터 재개하기 시작했다.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과 한국 기업에 납품하는 중국 기업들의 공장도 재가동에 들어갔다. 하지만 완전히 공장이 가동되고 물류 등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기업들은 우한 폐렴의 확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10일부터 우한 폐렴 영향이 심하지 않은 연해(沿海) 지역에서 기업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9일 발표했다. 중국 상무부는 "(우한 폐렴의 영향이) 그다지 심각하지 않은 지역에서는 기업들이 조업 재개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 성(省)·직할시 지방정부의 판단에 조업 재개 여부를 맡기지만, 10일을 전후해 공장을 재가동하라는 지시인 셈이다. 상하이, 광둥 등 주요 지방정부는 9일까지 기업들이 휴업하거나 또는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도록 했다.

중국 공장 생산 중단으로 인한 부품 수급 문제로 일시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생산 라인.

이에 따라 상하이시의 경우 8일 "테슬라 등 주요 기업들이 최대한 빨리 정상적으로 생산을 재개하도록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는 10일부터 상하이 공장 가동에 들어간다. 심천이 있는 광둥성도 10일 기업들이 조업하도록 했다.

중국에 공장이 있는 한국 기업들도 10일부터 재가동에 들어간다. 전자업계의 경우 쑤저우, 톈진에 공장이 있는 삼성전자(005930)와 난징, 톈진 등 7곳에 있는 LG전자(066570)는 각각 10일 조업을 재개한다. LG디스플레이(034220)도 10일부터 생산을 재개한다.

LS전선의 우시 케이블 공장은 10일 생산을 재개했으나, 우한이 위치한 후베이성에 있는 이창 케이블 공장은 후베이성이 연휴를 연장하면서 13일까지 가동이 중단된다. 우한에 공장이 있는 포스코도 14일 재가동일을 잡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공장은 10일 조업을 재개했거나 조업 재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LG화학(051910)의 난징 배터리 공장은 10일 제한적으로 재가동에 들어갔다.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테슬라 상하이 공장에 납품된다. SK이노베이션(096770)의 창저우 배터리 공장은 현지 협력사와 함께 가동 준비에 들어갔다. 석유화학의 경우 생산 시설이 거의 완전 자동화 되어있고, 일시적인 가동 중단이 불가능한 공정 특성 때문에 우한 폐렴에도 불구하고 큰 영향이 없다. SK종합화학과 중국 시노펙의 합작 공장인 우한 소재 중한석화는 운영인력을 최소화 했지만 정상 가동 중이다. 단 중한석화에 근무하고 있던 한국인 직원은 임원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 귀국해 자가 격리 중이다.

중국 현지 진출 기업들은 생산 재개에 들어갔지만, 불확실성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중국에 흩어져 있는 협력사들의 조업 재개가 불투명한 데다, 물류망 회복도 요원하기 때문이다. 당장 직원들이 어느 정도 복귀할 지도 불확실하다. LG화학 관계자는 "정상 가동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진행 상황 지켜본 뒤 결정할 것"고 말했다.

현재 국내 기업들에게 가장 관건은 한국 소재 공장에 납품하는 중국 현지 기업이나 국내 기업의 중국 공장 가동 여부다. 현대·기아차에 와이어링 하니스(차량 배선 뭉치)를 납품하는 중국 공장은 11일부터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와이러링 하니스 생산 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 관계자는 "공장이 위치한 산둥성과 시 당국이 11일부터 공장 재가동을 승인했다"며 "공장 재가동을 위한 방역 작업 등을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생산업체 경신도 "11일 재가동을 앞두고 시 당국의 허가를 받아 시범생산을 하는 중"이라며 "중국인 직원들이 얼마나 공장에 복귀할 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상당수 회사들은 정상 조업까지는 며칠 더 있어야 한다고 설명한다. 장쑤성에 위치한 자동차 내장재 생산업체 A사는 "17일부터 공장을 재개하기 위해 지방정부와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반면 생산 설비가 자동화된 IT(정보기술) 부품 업체는 타격이 덜하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화학소재 회사인 동진세미켐은 "중국 소재 14개 공장이 정상 가동 중"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자동차 부품 공장이 조업을 재개하면서 국내 완성차 업체도 조업 재개에 나서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1일 현대차 울산 2공장과 기아차 화성 공장을 다시 가동한다. 현대·기아차는 10일 와이어링 하니스 등 부품 부족으로 모든 공장을 쉬었다. 현대차 울산 2공장은 GV80과 팰리세이드, 싼타페, 투싼 등 스포츠유틸리티차(SUV)를 생산한다. 부품 수급 중단으로 타격이 큰 제품부터 먼저 생산을 재개하겠다는 얘기다. 12일에는 모든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쌍용차도 예정대로 12일까지 휴업한 뒤 13일부터 평택공장 문을 열 예정이며 르노삼성차도 예정했던 11∼14일 휴무 뒤 주말을 보내고 17일부터 생산재개에 나선다.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남아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중국 현지 공장이 얼마나 빠르게 정상 가동되느냐가 관건"이라며 "약 1주일 정도는 경과를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