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중 4건은 '배터리 결함'때문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ESS화재사고 조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신규설비 충전율 제한조치(옥내 80%·옥외 90%) 의무화 등 안전대책을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날 발표된 'ESS화재사고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이후 발생한 5건의 화재 중 4건(충남 예산, 강원 평창, 경북 군위, 경남 김해)은 배터리 이상이 화재 원인으로 추정된다.
ESS는 태양광·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나 값싼 심야 전기를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쓸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4곳 모두 운영기록 등을 통해 배터리가 발화지점인 것으로 분석됐다. 현장에서 수거한 배터리에서 내부발화 시 나타나는 용융흔적이 확인되거나, 배터리 보호기능이 동작하지 않았던 운영기록 등을 종합해 내린 판단이다. 나머지 한 곳은 노출된 가압 충전부에 외부 이물이 접촉해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조사를 시행한 ESS화재사건 조사단(조사단)은 "4곳은 유사 또는 동일사업장에서 발화지점과 유사한 방전 저전압, 큰 전압편차를 보인 배터리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배터리 이상을 화재원인으로 추정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지난 1차 조사 결과, 사업장 운영기록 등을 분석하고 현장조사와 배터리 해체·분석, 유사 ESS현장 검측 등 광범위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ESS 화재는 2017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총 28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5월까지 발생한 23건의 화재를 조사한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조사위)는 배터리 셀 결함이 발견되긴 했지만 직접적 화재 원인은 아니며 ESS 설치 부주의와 열악한 운영 환경 등이 직접적 화재 원인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후로 지난해 10월까지 5건의 화재가 추가로 발생하면서 2차로 ESS 화재사고 조사단이 꾸려졌다. 이번 화재에서도 배터리 셀 결함이 발견되면서 조사단은 배터리 결함이 화재로 이어진 것에 무게를 두고 조사를 진행했다.
조사단은 "높은 충전율 조건(95% 이상)으로 운영하는 방식과 배터리 이상 현상이 결합돼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충전율을 낮추어 운전하는 등 배터리 유지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화재 예방에 기여할 것"이라고 결론냈다.
이에 산업부는 이번 화재조사결과 등을 토대로 마련한 'ESS 추가 안전대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우선 이번달안에 신규설비 충전율 제한조치(옥내 80%·옥외 90%)를 의무화하고, 기존 설비는 동일한 충전율로 하향토록 권고한다는 방침이다 또 옥내설비에 대한 옥외이전도 지원하고, 사고원인 규명을 위해 모든 ESS설비에 운영 데이터 별도 보관을 위한 블랙박스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인명피해 예방을 위한 철거·이전 등 긴급명령 제도도 신설한다. ESS 설비 화재 발생 우려가 심각할 경우 긴급점검을 실시하고, 그 결과 인명 및 재산피해 우려가 높으면 철거·이전 등 긴급명령이 가능하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다. 긴급명령으로 손실이 발생하면 보상지급에 대한 근거도 마련하고, 미이행에 따른 벌칙 등도 신설한다.
아울러 ESS 운영제도 개편 및 활성화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전력 수요대응과 계통혼잡 회피에 기여할 수 있도록 운영제도를 개편하고, 화재 취약성을 개선한 고성능 이차전지 개발과 ESS 재사용·재활용 방안 등 ESS 활성화 방안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