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005940), 메리츠종금증권, 삼성증권(016360)등 주요 증권사들이 사상 최대 수준인 지난해 실적을 최근 발표하고 있지만, 올해는 만만치 않은 한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증권사의 올해 순이익은 전년대비 10~20%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적 부진의 직격탄은 역시나 규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정부의 투자은행(IB) 활성화 정책 속에 증권사들은 매출이나 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는데, 금융당국은 규제 완화로 인한 득보다 실이 많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는 규제를 풀면 증권사들이 벤처투자 등 모험자본 활성화에 나설 줄 알았는데, 대부분 증권사는 부동산금융만 하거나 대출업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대형 증권사는 은행처럼 조(兆)단위 이익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 만큼, 이제는 은행처럼 더 많은 사회적 책임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부동산 금융 억제 정책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에 따른 소비자 보호 강화 움직임, 라임 사태에 따른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위축 등 증권업에 부정적인 요인이 한꺼번에 닥쳤다고 평가한다.
대표적인 것이 부동산 금융 금지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달 7일 증권사 사장단을 만난 자리에서 IB의 신용공여(대출) 대상에서 특수목적법인(SPC)과 부동산 회사를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대신증권은 대형증권사(초대형 IB 사업자)의 SPC 대출이 대략 4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박혜진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증권업은 금융산업 중 유일하게 정부가 육성 정책을 펴는 곳이었는데, 이제 부동산 금융 대책과 함께 규제로 돌아섰다고 봐야 한다"면서 "그동안 대형 IB들은 부동산 금융과 함께 성장해왔기 때문에 관련 규제는 우려할만한 요인"이라고 했다.
PBS도 더 이상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PBS는 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대출과 증권 대차, 투자자 주선, 상품 설계 및 컨설팅을 제공하는 사업인데, 라임운용 사태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코앞에 닥쳤다. 미래에셋대우 등 대형 증권사는 모두 PBS 사업부의 총수익스와프(TRS) 규모 축소에 나서고 있다.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달 말 금융상황 점검회의에서 "PBS는 사모펀드 운용 지원을 위한 것인데 최근엔 펀드 유동성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진원지가 되고 있다"며 "향후에도 과도한 쏠림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매해 30조원 가까이 발행되던 주가연계증권(ELS)은 DLF 사태로 정체 양상을 보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DLF 대책으로 은행권에 기존 잔액 규모로만 ELT(주가연계신탁, ELS를 신탁에 담은 것) 발행을 허용하기로 했다. 가장 많은 판매를 담당하는 은행권이 위축되면서 더 이상 ELS는 성장이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우한폐렴 사태로 증시가 하락하면서 조기상환이 감소해 연간 발행액이 기대보다 밑돌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메리츠종금증권은 주요 증권사의 올해 실적이 전년대비 큰폭으로 뒷걸음질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교적 포트폴리오가 분산돼 있는 삼성증권은 올해 예상 순이익이 전년 추정치보다 3.1% 감소하는 데 그칠 것으로 봤으나 한국금융지주(071050)는 순익 감소 폭이 18.1%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