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지난해 영업이익 39.6% 감소
'정제마진 악화' 등 석유화학 업황 부진 영향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석유화학 산업 침체 국면이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1조2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39.6% 감소했다고 31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8% 줄어든 49조8765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회사 측은 "지난해 정제마진 악화, 화학사업 제품 스프레드 하락 등 사업 환경 악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특히 전체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악화로 매출액 35조8167억원, 영업이익 4503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구입가격을 뺀 것으로, 정유사의 수익성을 나타낸다. 손익분기점은 4~5달러로, 이 밑으로 떨어지면 정유사는 손해를 보는 구조다. 지난해 평균 정제마진은 1달러선에 머물렀다.

신규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배터리사업은 신규 수주에 따른 공장 증설, 연구개발 확대 등 비용이 늘어 309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의 영업손실(3175억원)과 비교하면 적자폭은 줄었다. 소재사업은 영업이익은 22.5% 증가한 1066억원이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1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 했다. 매출은 11조78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증가했다. 다만, 4분기 석유개발사업 광구 손상 등에 따른 영업 외 손실 5475억원이 발생해 세전이익은 총 4250억원 적자를 냈다.

사업부문별로 4분기 석유사업은 매출 8조4631억원, 영업이익 1114억원을 기록했다. 정제마진은 약세였지만, 유가가 상승하면서 재고평가 이익이 늘어 전 분기보다 영업이익도 455억원 증가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글로벌 경기가 회복되고 선박에서 사용하는 연료의 황함량을 규제하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이 시행되면서 디젤 수요가 늘어 수익성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화학사업의 경우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1863억원 감소한 73억원에 그쳤다. 매출은 2조1632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축소로 올레핀, 아로마틱 제품 스프레드가 낮아졌고, 신규 설비 가동으로 공급이 늘어 실적이 부진했다. 회사 측은 "올해도 마진 약세 시황은 당분간 지속되겠으나, 연중 테레프탈산(PTA) 설비가 크게 증설될 예정이라 이에 따른 파라자일렌(PX)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 SK이노베이션 제공
윤활유 사업은 매출 6998억원, 영업이익 869억원을 올렸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환경규제 강화로 고급 윤활유인수요가 늘어나 수익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개발사업의 경우 매출은 1652억원, 영업이익이 412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페루 88, 56광구에서 운영 비용이 늘면서 전 분기보다 73억원 줄었다. 특히 원유 및 가스 가격 하락 등의 이유로 영업 외 손익 항목에서 자산 손상을 인식했다.

배터리 사업은 지난해 4분기에 납품을 위한 견본 비용과 연구개발비 증가로 11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재고 평가 손실이 늘어 전 분기보다 적자폭이 697억원 커졌다. SK이노베이션은 수주 물량 증가에 맞춰 작년 말 중국과 헝가리에 공장을 완공했고 미국과 헝가리에도 공장을 추가로 건설하고 있는 등 설비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소재사업은 23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정기보수에 따른 비용 등으로 전 분기보다 20억원 감소했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LiBS)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는 올해도 공격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해 4분기 증평 공장 2개 신규라인이 양산에 들어가 생산능력은 연간 3억6000만㎡에서 5억3000만㎡로 늘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올해 3분기에는 중국에서 3억4000만㎡ 규모 신규 생산설비가 양산에 들어가면서 생산능력이 8억7000만㎡ 규모로 크게 늘어 매출과 수익이 개선될 전망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