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갈등에 어려움을 겪었던 해운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폐렴)라는 복병을 만났다. 미·중 1차 무역합의로 해운경기 개선 기대감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우한폐렴 확산으로 향후 물동량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29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운사들은 구성원 감염예방에 최선을 다하면서도 우한폐렴 사태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현재까지 중국 내 우한폐렴 확진자는 5974명, 사망자는 132명으로, 중국 설 연휴(춘절) 이후 감염·사망자가 늘어날 수 있다.
해운사는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조치에 나섰다. 현대상선은 주재원 가족 중 희망자에 한해 귀국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연휴 후에도 우한폐렴 사태가 지속될 경우 재택근무를 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마스크, 세정제도 확보해 중국 지사에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팬오션(028670)은 중국 출장을 자제하고, 주재원에게는 가급적 외출을 하지 말라고 공지했다.
이들은 또 우한폐렴 장기화로 중국 경제성장률 둔화와 해운경기에 타격이 있을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물동량보다 선복량(배에 실을 수 있는 화물량)이 많은 상황에서 우한발 악재가 길어지면 이러한 상황이 심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현재 춘절 연휴를 다음달 2일까지 연장했고, 쑤저우, 상하이 등은 2월 중순까지로 늘렸다.
팬오션 관계자는 "전통적으로 1분기는 중국 춘절 때문에 부진한 시기라서 우한폐렴 영향이 단기에 그치면 큰 타격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장기화되면 글로벌 물동량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SM상선 관계자도 "당장 직접적인 타격은 없지만 장기화되면 영향이 있을 수 있어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중국이 항만을 통제하거나, 접안을 금지하지 않은 만큼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나왔다. 현재 평택·당진항을 이용해 중국을 오가는 여객선들만 중단했으며, 다른 선박은 입출항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입항 예정 선박은 그대로 접안을 하고 있다"며 "올해 춘절이 다소 연장돼 물동량에 영향 있을 수 있지만, 당장 항만을 통제한 것은 아니라서 해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아직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