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지주(055550)회장이 법적리스크를 털어냈다. 지난달 연임이 결정된 뒤 신뢰와 개방, 혁신을 화두로 준비해온 조 회장의 '2기 체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동부지법 제11형사부는 22일 오전 채용비리와 업무방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회장에 징역 6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범죄혐의에 대해 유죄가 인정됐지만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면서 연임의 마지막 걸림돌이던 법적 리스크를 털어냈다. 앞서 신한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법정 구속'을 조 회장 연임에 대한 마지막 변수로 거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오는 3월 열리는 신한금융 정기주주총회에서 회장에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지배구조 리스크가 사라지면서 신한금융은 조 회장의 2기 체제를 빠르게 가동할 채비를 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 사장단도 대부분 유임됐기 때문에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지배구조도 안정된 편이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법적리스크로 인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일단락됐기 때문에 다른 업무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 회장은 이달 초 신년사를 통해 '2020년은 일류신한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3년의 '1기 체제'에서는 신한금융그룹의 여러 계열사를 '원 신한'이라는 이름으로 묶어서 시너지를 내는데 집중했다면, 앞으로의 3년은 신뢰와 개방, 혁신을 화두로 삼아 보다 공격적인 확장과 수성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그는 신한금융그룹의 한 해 경영목표를 정하는 '2020 신한 경영포럼'에서 기초체력, 회복탄력성, 디지털생태계, 기업시민, 융복합형 인재 등 다섯 가지 화두를 제시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 회장이 3년의 시간을 한 번 더 보장받았기 때문에 연초에 제시한 경영 화두를 실현할 시간을 번 것"이라며 "작년 하반기에는 재판 때문에 조 회장 답지 않게 소극적인 행보를 보였는데 올해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장기적인 비전을 그리는 작업과 함께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도 해결해야 한다.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인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가 최근 라임 사태에 연루돼 연일 의혹의 중심에 서고 있다. 자칫 제2의 DLF 사태로 번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신한금융 차원에서 교통 정리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일류신한'의 핵심 축인 신뢰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법적 리스크를 털어낸 조 회장이 이 문제부터 들여다볼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