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HS마킷 "삼성 87.2%, 中 BOE·에버디스플레이 3%대로 추격"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주하던 스마트폰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시장에 중국 업체들이 적극 뛰어들고 있다. TV 등 대형 OLED 시장을 독점하고 있으나 이 시장에서만큼은 맥을 못 추고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조금씩 세를 불리고 있다.

그래픽=정다운

22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집계한 지난해 업체별 스마트폰용 OLED 점유율(출하량 기준)을 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7.2%의 점유율로 전체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후발업체인 중국 BOE(3.8%), 에버디스플레이(3.2%), 비전옥스(2.1%) 등이 전년 대비 출하량을 3배 안팎으로 끌어올린 탓에 전년 대비로 보면 점유율이 5.3%포인트 줄어들었다. 여기에 점유율 1%대로 고전하던 LG디스플레이도 2.4%로 올라섰다.

이 같은 수치는 중국 시장조사기관인 시노리서치가 전날 발표한 스마트폰용 OLED 출하량 집계에서도 드러난다. 시노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용 OLED가 총 4억6500만개 출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중 약 4억대는 삼성디스플레이(3억6000만개)를 포함한 한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출하했고, 중국 업체들은 5500만개 출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 업체들 수치와 비교하면 미미한 것이지만, 전년 대비로 보면 133.5%나 급증한 것이다. 업체별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85.2%를 점유해 전체 1위에 올랐고, BOE와 비전옥스가 각각 4.0%, 3.5%를 차지해 그 뒤를 이었다. LG디스플레이는 2.7%로 4위였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년 대비 7% 감소한 반면, BOE는 343.9%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애플 등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OLED를 채용하고 있고, 스마트폰이 주기마다 교체 수요가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이 돈을 쏟아부을 수밖에 없는 시장이라고 보고 있다. 애플이 2017년부터 아이폰 최상급 모델에 OLED를 채용하기 시작한 뒤 이 비중을 늘리기 시작한 것이 중국 업체가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선 계기가 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실제 같은해 BOE는 중국에서 처음으로 6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고 스마트폰 OLED 양산을 시작했다.

여기에 OLED가 기존 LCD(액정표시장치)보다 디자인 융통성이 크기 때문에 폴더블(화면이 접히는)폰 등 최신 기기에도 활용되는 등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지난 1월 초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전시회 ‘CES 2020’에서 "이 시장은 현재 상위 3개사가 전체 90% 이상을 점유하는 굉장히 독특한 수급 구조를 갖고 있으나, 채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다자간 경쟁 구도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까지로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기술력이 우위라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화웨이의 폴더블폰을 하드웨어적으로만 비교해 보면 비슷하지만 디스플레이에서만큼은 여전히 기술력 차이가 있다"며 "화웨이는 BOE 패널을 쓰고 있는데 아직 수율(완제품 비율)이 잘 나오지 않아 많이 만들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화웨이는 올해 내놓을 폴더블폰 차기작에 삼성 패널을 쓸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