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경기선행지표 개선에… 1월 인하 필요성 준 듯
"작년 두 차례 금리 인하, 재정지출 효과도 지켜봐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17일 올해 첫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25%로 유지하기로 했다. 지난해 11월 금통위에 이어 두 차례 연속 금리동결이 결정됐다.

한은의 금리동결은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다. 조선비즈가 국내 증권사 거시경제·채권 전문가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0명 전원이 이달 기준금리가 연 1.25%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관련 종사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서도 응답자(100명)의 99%가 금리동결을 예상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2020년 첫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있다.

최근 일부 경제지표의 개선이 금리동결의 가장 큰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달 들어 열흘간(1~10일)의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나면서 14개월 만에 반등할 가능성을 엿보였다. 특히 반도체 수출은 11.5% 증가했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정하는 우리나라의 경기선행지수(CLI)가 지난해 11월까지 석 달 연속 상승한 것으로 이달 발표되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인하와 더불어 올해 재정지출의 효과를 지켜볼 시간도 필요한 상황이다. 한은은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 인하를 단행해 역대 최저수준까지 기준금리를 내렸다.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경기로 전해지기까지 통상 2~3분기의 시차가 필요한 만큼 금통위는 금리인하의 효과를 지켜볼 가능성이 크다. 또 정부가 올해 512조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을 편성하고, 상반기 예산 조기 집행 목표를 역대 최고 수준인 62%로 설정한 만큼 정부 지출이 실물경제에서 어느 만큼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인지도 두고봐야 한다.

현 정부가 강도높은 부동산 규제책을 이어가고 있어 정책공조 필요성이 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신년사를 통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결코 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데 이어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부동산 가격 원상회복 등 추가 대책을 시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당장 1월부터 금리를 인하하면 금융안정 측면에서 정책공조가 어긋나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날 한은이 예상대로 금리를 동결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2월로 넘어가게 됐다. 인하를 주장하는 소수의견이 2명 나올 경우 2월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또 오는 22일 발표될 지난해 4분기·연간 성장률의 결과에 따라 올해 통화정책 흐름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