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부터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강동구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장이 "성과급 17억원을 의결해 달라"는 안건을 상정해 조합원 사이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고덕 아르테온(고덕주공3단지) 재건축 조합이 최근 안건으로 상정한 집행부 성과급안.

16일 고덕 아르테온 조합과 조합원들에 따르면 조합은 최근 조합원들에게 "고덕주공3단지 숙원사업이었던 재건축이 이제 곧 입주를 앞두고 있다"며 "현 집행부 각고의 노력으로 최고의 아르테온을 만들어낸 만큼, 집행부 우수성과에 대한 특별포상을 의결해 달라"고 했다.

안건에 따르면 조합장은 자신의 성과급으로 17억원을 책정했다. 조합 이사 5명은 1억3000만~3억8000만원씩 총 9억원을 책정했다. 사무장 한 명에겐 전용 59㎡짜리 보류지(조합이 분양 대상자의 누락·착오와 소송 등에 대비하기 위해 분양하지 않고 유보한 물량) 매물을 분양가인 6억원대에 팔겠다고 했다. 고덕아르테온 전용 59㎡는 지난해말 10억5000만원 수준으로 거래됐다. 보류지 기회비용을 포함하면 약 30억원을 집행부 성과급으로 쓰겠다는 것이다. 조합은 이 성과급에 가구당 100만원가량 필요하다고 했다.

조합장은 조합원들에게 ‘집행부가 이뤄낸 주요 성과’를 별도로 첨부해, 집행부 노력으로 조합이 아낀 금액이 더 크다고 주장했다. 조합장은 "시공사와 공사비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조합장직을 걸고 벼랑 끝 전술을 펼쳐 고급마감재를 적용하도록 했고, 6개월 선착공을 하도록 하는 등 사업비를 절감해 총 3360억원의 이익을 얻었다"고 했다. 또 "조합장 선출 직후 임원들의 직무집행정지가처분 소송 비용을 개인적으로 부담했고, 내 월급 380여만원은 무보수로 일한 A이사와 나눠 써 경제적으로 쉽지 않은 시간이었다"고 했다.

조합장은 A이사가 2년간 무보수로 상근하면서 시공사에 최고급 마감재 스펙을 먼저 제시해 협상을 주도하게끔 했고, B사무장은 소유권이전고시 작업을 외주로 주지 않고 스스로 야간과 휴일에 직접 처리해 10억원가량 아낄 수 있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격려와 독려 차원으로 이번 총회 때 적절한 포상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그것이 조합원들이 진정으로 우리 아르테온의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조합원 반응은 냉랭하다. 한 조합원은 "조합 측이 열심히 해왔으니 성과급을 주는 것은 찬성이지만 30억원은 너무한 것 아니냐"며 "대체 뭘 근거로 이런 고액을 성과급으로 책정했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사전점검 이후 한창 하자보수를 하는 시점에서 성과급 얘기를 꺼내느냐, 조합 청산 시점에서 해야 할 얘기 아니냐"고 했다.

고덕 아르테온은 2017년 11월 분양했다. 국토부 실거래가를 보면 이 단지 분양권은 지난해말 전용 59㎡가 10억5000만~11억원, 전용 84㎡가 14억~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다음달부터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조합 집행부 성과급 안건은 오는 21일 대의원회의 안건에 오른다. 대의원회를 통과화면 조합원 총회 안건으로 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