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법인에 이어 어업법인에 대한 투자 상품도 늘어나고 있다. 전남 나주시에 있는 어업법인 자이아쿠아팜은 뱀장어(민물장어)를 양식해 유통하는 기업이다. 20년 넘게 전통 양만장(養鰻場·장어 양식장)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에 각종 최신 공법을 접목해 장어 품질을 높였으며, 치어(稚魚)를 해외에서 직접 조달하는 방식으로 생산 원가도 낮춰 더 많은 사람이 장어를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국내 최대 규모 현대화 설비 갖춰

자이아쿠아팜은 국내 최대 규모 생산 시설을 자랑한다. 1만평(약 3만3000㎡) 부지에 순환여과식 수조 200개와 여과조 20개를 갖추고 있다. 과거 국내 양만장은 일정량의 물을 수조에 채운 후 물이 증발하거나 땅에 스며들어 수위가 낮아지면 다시 물을 보충하는 '지수식(止水式)'으로 운영됐지만 자이아쿠아팜은 8년 전 5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해 순환여과식 설비를 갖췄다. 순환여과식은 물이 머물러 있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데다 여과조를 통해 수시로 정화 작업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질을 유지하기 편리하다. 특히 장어 양식에 필요한 미생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할 수 있어 장어의 생존율이나 품질을 높이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자이아쿠아팜은 자체적인 순환여과식 설비로 특허도 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순환여과식 수조를 200개 운영하는 건 국내 최대 규모"라며 "시설이 현대화될수록 장어의 품질도 좋아진다"고 말했다.

자이아쿠아팜이 장어 치어를 조달할 필리핀 현지 장어 양식장 전경. 자이아쿠아팜은 중국산보다 저렴한 필리핀산 치어를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추고 있다.

◇稚魚 조달 다변화해 원가 낮춰

우리가 먹는 국내산 장어의 절반 이상은 외국에서 치어를 수입해 기른 것으로, 사실은 외국산이다. 자체적으로 수정 및 부화시키는 기술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산 치어는 일정 크기 이상이 될 때까지 생존하는 확률이 낮아 외국산에 비해 경제성이 떨어진다. 최근 보양식으로서 장어의 인기는 높아지고 있어 외국산 치어 없이는 수요를 맞추기 어렵다.

국내로 수입되는 장어 치어의 80%는 중국에서 잡히는 극동산 뱀장어이며, 나머지 20%만 다른 국가에서 수입된다. 이처럼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높다 보니 현지 사정에 따라 수입 단가가 너무 급격하게 변하는 문제가 있었다. 자이아쿠아팜의 치어 수입 단가 역시 쌀 때는 마리당 1000원, 비쌀 때는 7000원으로 들쭉날쭉했다. 반면 동남아시아에서 잡히는 열대산 뱀장어는 치어 가격이 마리당 100원 정도로 중국산의 10분의 1도 안 된다. 하지만 국내 환경이나 기술로는 열대산 뱀장어가 다 자랄 때까지 생존시키기가 어려웠던 탓에 양식장에선 안전한 중국산을 선택했다.

자이아쿠아팜이 순환여과식 시스템을 갖춘 이유가 바로 이 열대산 뱀장어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였다. 자이아쿠아팜 관계자는 "열대산 뱀장어, 북미산 뱀장어 등 다른 품종 장어를 키우기 위해 순환여과식 수조를 도입했으며, 이 중 열대산 뱀장어의 생존율을 높이면서 한국인 입맛에 맞게 개량하는 데 성공했다"며 "사료에 유산균과 홍삼을 넣었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자외선 살균 시스템을 통해 항생제 없이도 장어를 키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자이아쿠아팜은 동남아에서 수입한 열대산 뱀장어를 키워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동남아 사업 확대 위한 투자 유치

자이아쿠아팜은 필리핀에서 장어 치어를 대량으로 조달하기 위해 최근 현지 법인을 설립했다. 중간 유통업체를 거치지 않고 직접 수입하기 위함이다. 직접 수입을 통해 수익성도 높이고 국내 시스템을 현지에 적용함으로써 치어의 품질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이아쿠아팜은 순환여과식 시스템을 활용한 필리핀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외부 투자를 받고 있다. 투자금으로 필리핀에서 치어를 대량으로 구입한 후, 그 치어를 국내에서 키우고 판매해 거둔 수익을 배당하는 구조다. 회사 관계자는 "필리핀 현지 설비투자와 치어 대량 확보를 위해 외부 투자를 받는 것"이라며 "원가가 낮기 때문에 기존 사업에 비해 수익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