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마이크로소프트(MS)가 PC 운영체제(OS)인 '윈도(Win dows) 7'에 대한 기술 지원을 중단한다. 윈도 7을 쓰는 국내 PC 540만대가 랜섬웨어 등 해킹에 무방비로 노출될 가능성이 커졌다.

13일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에 따르면 MS는 2009년부터 서비스해온 윈도 7과 '윈도 서버 2008'에 대한 보안 업데이트를 14일 마지막으로 진행한다. MS가 업데이트를 중단해도 윈도 7 사용자는 지금처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신규 보안 취약점이나 오류 개선 등의 업그레이드는 받을 수 없게 된다. 국내에 윈도 7을 사용하는 PC는 약 540만대로 추산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안전한 인터넷 사용을 위해 공유 폴더 사용을 최소화하고, 백신 프로그램 설치 등 정보보호 실천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며 "윈도 7을 윈도 10이나 다른 운영 체제로 바꾸든지, 이런 OS가 탑재된 PC로 교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PC 10대 중 2대 윈도 7

윈도 7은 2009년 출시돼 이후 6~7년간 팔려 거의 모든 PC에 탑재된 운영체제였다. 시장조사 업체인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국내 PC(애플의 맥북 등 윈도 미사용 PC 제외) 중 21.88%는 아직도 윈도 7을 탑재하고 있다.

MS는 2015년 7월 윈도 10을 출시하면서 프로모션 차원으로 1년간 윈도 7을 윈도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해줬다. 하지만 일반 PC 사용자 대부분이 무료 업그레이드 시기를 놓쳤다. 현재 윈도 7에서 윈도 10으로 교체하려면 20만8000원(윈도 10 홈 버전 기준)을 내고 사거나, 윈도 10이 탑재된 PC를 새로 사야 한다. MS는 일정 기간이 지난 구형 OS에 대해서는 기술 지원을 종료한다. 2014년 4월 윈도 XP에 대한 기술 지원을 끝냈고, 2017년엔 윈도 비스타 지원을 종료했다. 오는 2023년 1월이면 윈도 8에 대한 지원도 종료된다. 윈도 7은 2014년 11월부터는 새 PC에 탑재되지 않았다.

◇해킹 등 사이버 테러 가능성 급증

업계에서는 윈도 7의 보안 지원이 종료되면 각종 사이버 테러가 급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2014년 윈도 XP에 대한 기술 지원이 종료되고 3년이 지난 2017년 5월 '워너크라이'라는 랜섬웨어(악성 코드를 활용해 PC의 데이터를 강탈하고, 대가로 돈을 요구하는 것) 공격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세계 150국 30만대 PC가 워너크라이 공격을 받았다. 당시 영국에선 의료 기관 48곳의 전산망이 마비됐고, 미국에선 택배 업체인 페덱스 운송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보안 지원이 종료된 뒤에도 윈도 7을 쓴다는 것은 해커들에게 PC로 들어오는 문을 열어주는 것과 같다"고 했다.

정부와 기업은 그동안 윈도 7 PC를 윈도 10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속도를 내왔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정부·지자체·공공기관 등에 있는 윈도 7 PC 309만대 중 306만대(약 99%)가 이미 윈도 10으로 업그레이드됐다. 삼성전자·LG전자·현대차 등 기업들도 윈도 7용 PC 대부분을 윈도 10용으로 교체한 상태다.

◇버전 확인하고 교체해야

현재 윈도 7을 사용하는 PC는 대부분 개인용으로 추정된다. 윈도 시작 버튼을 눌렀을 때 글자로 된 메뉴 목록이 뜨면 윈도 7이다. 시작 메뉴를 누른 뒤 탐색창이 등장하면 여기에 'winver'라고 입력해 버전을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PC의 '내 컴퓨터' 폴더의 '시스템 속성' 메뉴에서도 윈도 OS 버전 확인이 가능하다.

만약 내 PC가 윈도 7이라면 윈도 10 프로그램만 구입해 설치할지, 아예 새 컴퓨터를 살지 결정해야 한다. PC를 단순히 인터넷 검색이나 워드 제작 용도로만 쓴다면 기존 PC 운영체제를 20만원대인 윈도 10으로 업그레이드하면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평균 PC 교체 주기가 5~6년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윈도 7이 탑재된 PC는 상대적으로 노후화돼 윈도 10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고 본다. 새로 사는 게 낫다는 것이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으면 자녀 수만큼 PC를 윈도 10으로 무료 업그레이드받을 수 있다. MS는 전국 초·중·고교에 재학 중인 학생에게는 계정당 5대에 워드·엑셀 등 오피스 365 프로그램을 무상 설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 계정당 1대의 PC엔 윈도 10 무료 업그레이드를 지원한다. '학부모온누리 사이트( www.parents.go.kr )'에 접속 후 하단 알림 PICK 부분에서 '학부모님을 위한 혜택 안내'를 확인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