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5000억원대 투자금을 돌려주지 못해 논란을 빚고 있는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은행·증권사 등 펀드 판매사가 '불완전 판매'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금융권 전반으로 파문이 확산하고 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금융 사고를 막고 관리해야 할 금융감독원은 보이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7월 일부 언론에서 라임운용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을 제기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라임 사태는 진행 중이다. 그 사이 라임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손실 규모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불완전 판매로 불똥 튀어… 투자자들 당황

국회 정무위원회 성일종 의원실에 따르면, 라임운용의 펀드 중 환매가 연기될 가능성이 있는 1조5587억원 중 개인 투자자의 투자 금액은 9170억원 수준이다. 금융기관별로는 우리은행이 1448명(계좌 수 기준)에게 3259억원어치를 팔았고, 신한금융투자(301명·1249억원), KEB하나은행(385명·959억원) 순이다.

라임 펀드 투자자들은 판매사의 불완전 판매를 주장하고 있다. 라임의 무역금융펀드 상품에 가입했다는 한 투자자는 "은행을 통해서 가입했는데, 매출채권에만 투자하고 100% 보험 가입하는 상품이라 최악의 경우라도 원금이 보장된다고 해서 가입했다"고 했다. 불완전 판매 논란은 앞서 독일 국채 금리 등을 기초 자산으로 한 해외 금리 연계 파생상품(DLF) 사태 때도 있었다. 실제로 분쟁조정위원회에서 투자 경험이 없고 난청인 고령(79세)의 치매 환자에게 초고위험 상품을 불완전 판매한 행위 등에 대해 은행의 책임을 물어 80%를 배상하라는 권고가 나오기도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지난 2015년 정부가 사모펀드 규제를 완화하면서 이런 상황이 예견됐다는 얘기가 나온다. 금융위원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5년 10월 사모펀드 운용사의 설립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바꾸고, 최소 투자 금액도 5억원에서 1억원으로 대폭 낮췄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모펀드 가입 조건이 완화되면서 금융상품 구조를 잘 모르는 사람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면서 "그러면서도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는 다 풀어줬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태 수습 과정에서 보이지 않는 금융감독원

문제는 금융 사고를 수습해야 할 금융감독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투자자는 "지금까지 금감원이 한 일이 뭐가 있느냐"면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와야 이후 절차가 진행된다는 얘기만 반복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8월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에 나섰고, 10월 초 검사를 끝냈다. 그런데 현재까지 라임운용에 대한 검사 결과나 제재 수위에 대해 언급이 없다. 금감원은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지금은 손실 규모를 파악하는 등 사태 수습이 우선"이라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더욱이 금감원의 검사 직후 라임 운용 측이 환매 중단을 선언했는데, 이를 두고 부실 검사 논란이 나온다. 금감원은 이에 대해 환매를 중단하지 않으면 나중에 투자한 투자자의 손실이 커질 우려가 있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강변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11월부터 시작된 회계법인의 라임 펀드 실사 결과가 늦어지는 것도 불만이다. 당초 이달 중순 회계법인의 실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으나 인력 이탈 등의 문제로 이달 말에나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최근 금감원이 라임운용에 상주 인력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늑장 대응이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종필 부사장 등이 도주했고, 라임 운용 인력이 이탈하면서 실사가 늦어지고 있다"면서 "사태 수습을 위해 상주 인력 파견을 포함한 여러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