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IT 업계를 주름잡는 공룡 기업인 애플과 아마존이 넷플릭스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기업은 각각 글로벌 시가총액 2위, 3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두 기업 모두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애플은 아직 걸음마 단계이고, 아마존도 이 시장의 절대 강자인 넷플릭스에 가려있다. 특히 마블·픽사·루카스 등 화려한 콘텐츠로 무장한 디즈니가 OTT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애플과 아마존에게 '비장의 수'를 내는 게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할리우드리포트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애플과 아마존이 OTT 시장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넷플릭스 인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할리우드리포트는 할리우드 투자자와 업계 사정에 정통한 린다 리히터 변호사 등 업계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애플 또는 아마존이 올해 넷플릭스를 인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애플의 넷플릭스 인수설은 예전부터 지속돼왔다. 수년 전부터 애플이 미디어·콘텐츠 기업으로 변모하려는 움직임 때문이다. 지난해 미디어 등 애플의 서비스 부문의 매출 비중은 21%로 처음으로 전체 매출의 20%를 넘어섰다.
JP모건도 지난해 애플이 전략적으로 넷플릭스 인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사믹 채터지 JP모건 분석가는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업계를 선도하는 지위 등을 볼 때 애플의 전략과 잘 맞다"며 "넷플릭스는 단순한 콘텐츠를 수집하는 업체와는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특히 애플이 지난해 11월부터 애플TV 플러스 서비스를 통해 OTT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만큼 넷플릭스를 인수하기에는 올해가 적기란 분석이다.
애플은 최근 HBO의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리처드 플레플러가 세운 에덴 프로덕션으로부터 5년간 콘텐츠를 독점 공급 받기로 계약하는 등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타 서비스에 비해 콘텐츠가 부족하다. 넷플릭스의 양과 디즈니 플러스의 화려함을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미 애플TV 플러스의 최대 위협이 될 디즈니 플러스의 경우 가입자가 지난해 서비스 출시 7주 만에 2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즈니 플러스의 총 콘텐츠 수는 서비스 초기임에도 TV 콘텐츠 7500개, 영화 500개 수준이다. 디즈니가 이미 계열사 등을 통해 보유한 방대한 콘텐츠 덕분이다.
디즈니와 비슷한 시기에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 입장에서는 위협적으로 느낄 수 밖에 없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애플의 넷플릭스 인수가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현재 나스닥에 상장된 넷플릭스의 시가총액은 지난 10일 기준 1442억달러(약 167조원)에 달한다. 미국 내 넷플릿스 구독자만 약 1억6000만명으로 시장 점유율이 87%에 달한다. JP모건에 따르면 애플은 2019년 기준으로 현금만 약 2500억달러(약 290조원)를 보유하고 있어 마음만 먹는다면 넷플릭스를 일시불로 인수할 수 있다.
애플과 함께 넷플릭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큰 아마존의 사정은 어떨까.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넷플릭스에 이어 미국 OTT 업계 2위인 아마존 프라임을 통해 스트리밍 영상을 즐기는 구독자 수는 2600만명으로 적지 않은 숫자다. 하지만 아마존이 지난 2007년 넷플릭스보다 1년 빨리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 것을 감안하면 넷플릭스에 비해 초라한 수준인 것.
이에 아마존은 최근 구독 기능 강화와 함께 콘텐츠 투자를 늘리고 있다. 특히 오리지널 콘텐츠를 강화하려는 의지다. 유명 콘텐츠인 '반지의 제왕' 판권을 3000억원에 구매한 뒤 2조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해 '반지의 제왕' 속편을 오리지널 시리즈로 제작 중이다. 2021년 공개할 첫 시즌에만 약 20편이 나올 것으로 알려져있다.
만약 아마존 입장에서 넷플릭스까지 손에 넣는다면 수 많은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부족했던 해외 시장까지 덤으로 얻게된다. 아마존 또한 애플 못지 않은 막대한 자금 동원 능력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넷플릭스 인수가 무리가 아닐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