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장 성장에 배터리 소재도 '활짝'
SK, 1위 동박 기업 인수…포스코 음극재 공장 증설

올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관련 부품·소재도 주목받고 있다.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를 구성하는 4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전해액, 분리막이 대표적이다. 신사업으로 4대 소재를 육성해온 국내 주요 그룹사들은 최근 투자와 인수합병(M&A), 증설을 통해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그룹은 전기차 배터리는 물론,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과 분리막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SKC는 이달 1조1900억원에 세계 1위 동박 업체인 KCFT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동박 제조 역량을 확보하면서 미래 성장동력인 모빌리티 사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4대 핵심 소재

동박은 구리를 고도의 공정 기술로 얇게 만든 막으로 2차전지 음극 소재로 쓰인다. 전지용 동박은 얇을수록 많은 음극 활물질을 채울 수 있어 배터리 고용량화와 경량화를 가능하게 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기차 배터리 시장 성장에 힘입어 글로벌 동박 수요도 2018년 7만5000톤에서 2025년 97만5000톤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SKC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급증하면서 현재 동박 공급량이 수요보다 부족한 상황"이라며 "3만톤인 생산능력을 2025년까지 4배 이상으로 늘리고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두산그룹도 계열사 두산솔루스를 내세워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전지박 사업을 키우고 있다. 두산솔루스는 올해 상반기 완공을 목표로 헝가리에 연간 5만톤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짓고 있다. 이는 전기차 약 220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이며, 향후 생산 능력을 10만톤으로 늘릴 예정이다. 헝가리에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이 있어, 꾸준한 수요가 예상된다.

두산솔루스는 지난 2014 룩셈부르크 전지박 제조사인 서킷포일을 인수해 전지박 관련 원천기술 확보했고, 관련 연구개발을 지속해왔다. 전지박은 동박의 한 종류로,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재 부분에 씌우는 얇은 구리막이다. 열을 외부로 방출하고 형상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포스코는 그룹의 신성장 동력으로 2차전지 소재를 꼽고, 2030년까지 세계 시장 점유율 20%, 매출액 17조원을 달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 일환으로 지난해 3월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을 담당하던 계열사를 합쳐 포스코케미칼을 설립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사인 LG화학의 양극재·음극재 1차 공급사다.

포스코케미칼은 1200억원을 투자해 음극재(리튬이온을 저장했다가 배터리 사용시 방출해 전기 발생) 생산 설비 증설에 나섰다. 증설이 2021년 완료되면 포스코케미칼은 현재 가동 중인 4만4000톤 설비를 포함해 연산 6만6000톤의 음극재 생산 체제를 갖추게 된다. 이차전지 시장 규모가 연평균 37% 이상 성장하면서 음극재 시장도 지난해 43만8000톤에서 2025년 166만5000톤으로 커질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포스코케미칼은 "음극재, 분리막과 함께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구성 요소인 양극재 생산 능력을 8만4000톤까지 확보하고 이차전지소재연구센터를 통한 차세대 소재 연구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한편, 주요 그룹사가 소재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 중 하나는 한국이 빠르게 성장하는 2차전지 소재 시장에서는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기업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이끌어가는 것과 달리, 4대 핵심소재 중국과 일본에 밀려 한자릿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배터리 3사도 핵심 소재의 상당 부분을 해외 기업에 의존하고 있다. 이에 주요 그룹사는 음극재, 동박 등 소재 사업을 키워 성장하는 수요에 대응하고 '배터리 강국' 위상에 걸맞는 경쟁력을 갖춘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