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년(庚子年) 첫 명절인 설을 앞두고 백화점들이 '미식(美食)'을 강조한 선물세트를 앞다퉈 판매하고 있다. '맛'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유명 맛집이나 노포(老鋪), 명인 등과 협업한 제품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11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유명 맛집과 협업한 상품의 매출은 매년 평균 이상의 성적을 냈다. 최근 3년간 신세계백화점 설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은 2017년 2.1%, 2018년 14.3%, 2019년 7.2%로, 이중 맛집과 협업한 설 선물세트 매출 증가율은 2017년 7.8%, 2018년 22.4%, 2019년 11.5%를 기록했다. 맛집과 협업한 설 선물세트의 매출 증가율이 전체 설 선물 매출 증가율의 최대 3배가 넘는 것이다.

롯데백화점에서 올해 설 선물로 선보인 '게방식당'의 간장게장 세트.

롯데백화점의 경우 지난해 추석 처음 선보인 전라남도 유명 종가 '남파고택', 전라북도 군산 맛집인 '계곡가든', 서울 강남구의 '게방식당' 등 '노포 세트' 전 품목이 완판된 바 있다.

이는 최근 맛집 소개 프로그램의 인기가 높아지고 소셜미디어(SNS)상 '인증'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유명 맛집 먹거리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명절 선물로도 맛과 품질을 살린 이색 선물세트 구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새로운 선물 세트를 기획할 수 있고, 고객은 친숙하고 인지도 높은 곳의 제품을 고를 수 있어 윈윈인 셈"이라며 "각 식당도 백화점 입점으로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백화점 업계는 올 설에도 '맛'을 강조한 선물세트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설보다 맛집 협업 선물세트 품목을 20% 늘렸다. 압구정동 소고기 '우텐더', 장요리 전문점 '게방식당', 숙성한우 맛집 '우가' 등 더 다양한 식당과 손잡고 제품을 내놨다. 우가와 게방식당의 경우 세계적인 미식 가이드 '미쉐린 가이드'에도 소개된 맛집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 품목으로 1++ 등급 한우만 사용한 안심 스테이크와 채끝, 등심 스테이크가 담긴 '우텐더 시그니처 세트(53만원, 2.0㎏)', 1++ 숙성 등심과 차돌박이로만 구성한 '우가 숙성한우 세트(50만원, 2.0kg)' 전통 비법을 그대로 담은 '게방식당 간장게장 세트(29만원, 2.8㎏)'와 간장 전복장과 새우장으로 구성한 '게방식당 고급 선물 세트(15만원, 950g)' 등을 판매한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선물세트에 노포 맛집 세트를 비롯해 전국 각지의 명인들이 만든 선물세트, 이색 재료 세트 등을 강화해 선보인다. 노포 맛집 선물세트로는 34년 전통의 한우 전문점 '벽제갈비'의 '벽제 감사 세트(35만원, 약 3.5㎏)', 100대 한식당으로 선정된 갈비 명가 '송추가마골'의 '스페셜 가마골 세트'(17만5000원, 2.4㎏) 등을 판매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정한 '명인'들의 선물세트도 총 8종 준비했다. '명인' 칭호는 20년 이상 한 분야에서 전통방식을 원형 그대로 보존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는지를 판단해 지정한다. 전통 식품명인 제35호 '기순도 명인'의 '전통 장 종가 세트 2호'를 26만원에, 대한민국 식품명인 제37호 '권기옥 명인'의 '명인궁중장-황(皇)'을 21만원에 판매한다. 이외에 '트러플 버섯 원물 세트인 등 이색 식재료 선물세트도 준비했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 중인 '원테이블' 명절 한상 세트.

현대백화점도 유명 맛집의 레시피를 활용한 양념육, 전통 식품 명인의 장류를 더한 굴비 등 선물세트 20여 종을 2만세트 한정으로 판매한다. 특히 간편한 설 상차림을 위한 가정 간편식 '원테이블'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허영만 화백의 만화 '식객'에 소개된 한식집 '봉우리'의 '원테이블 한상 세트(5만원), '광장동 나루가온'· '서울만두' 등 유명 만두를 한데 모은 '원테이블 맛집 만두 세트(4만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판매하는 지역 특산물과 전통식품 브랜드 '명인명촌'이 협업한 제품도 선보였다. 제주산 옥돔을 황토판 천일염으로 밑간한 옥돔세트, 국내산 참조기에 쌀과 천일염을 자연 발효시킨 누룩장으로 재워낸 굴비 세트 등이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백화점 식품관의 신선한 식재료에 유명 맛집의 레시피와 명인의 노하우를 담은 상품으로 차별화했다"며 "최근에는 명절 선물도 스토리를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대되면서 이색적인 상품을 찾는 고객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