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신 예대율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은행권이 커버드본드 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KEB하나은행과 수협은행이 연초부터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은행권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돕고 있는 주택금융공사도 커버드본드 전담 팀을 신설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주택금융공사를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자산감시인으로 선임했다. 주택금융공사는 앞서 커버드본드를 발행한 KB국민은행, SC제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자산감시인을 맡은 바 있다. 커버드본드 발행을 준비 중인 수협은행도 주택금융공사를 자산감시인으로 선임한 데 이어 하나은행까지 주택금융공사를 택하면서, 국내 은행의 커버드본드 자산감시인 업무는 주택금융공사가 전담하게 됐다.

시중은행의 대출 창구 모습.

커버드본드는 금융기관이 보유한 주택담보대출 채권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만기 5년 이상의 장기채권을 뜻한다. 은행이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수 있게 된 건 오래 전이지만, 본격적으로 시장이 활성화된 건 작년부터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신예대율 규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한 가운데,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면 예금을 늘린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줬기 때문이다.

신예대율 규제는 예대율을 산정할 때 가계대출 가중치를 15%포인트 높이고, 기업대출은 15%포인트 낮춘 것이다. 가계대출 대신 기업대출을 늘리도록 유도한 규제다. 은행이 신예대율 규제를 지키려면 가계대출을 줄이든지, 분모에 해당하는 예금을 늘려야 한다. 당장 가계대출을 줄이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예금을 늘리는 게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다.

금융위는 원화예수금의 1% 내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액을 예금으로 간주하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예금이 아니지만 발행액을 예금처럼 봐준다는 뜻이다. 신예대율 규제로 비상이 걸린 은행들이 적극적으로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선 이유다. 실제로 작년에만 4개 은행이 3조7200억원 정도의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의 원화예수금 인정한도를 계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도 커버드본드에 대한 은행들의 관심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에 커버드본드 발행을 계획 중이다. 하나은행 자금담당 임원은 작년말 한 언론 인터뷰에서 2조원 정도 발행이 필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산감시인 선임 등이 마무리된 만큼 발행 작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수협은행도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두 은행 모두 커버드본드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은행권의 커버드본드 발행 확대에 발맞춰서 업무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국내외에서 커버드본드 발행 경험이 많은 만큼 자산감시인 업무에도 적격이라는 게 주택금융공사의 설명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최근 커버드본드 업무를 전담하는 별도의 팀을 신설하기로 했다. 커버드본드 팀은 은행권의 커버드본드 자산감시인으로 발행·관리 업무를 지원하게 된다.

주택금융공사는 아직 커버드본드 발행에 나서지 않은 농협은행, 부산은행 등을 대상으로 마케팅에 나서는 한편, 시중은행의 외화 커버드본드 발행도 돕는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