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동산 투자 수요를 간접투자 시장으로 끌어들이겠다면서 부동산투자전문뮤추얼펀드(리츠) 육성 정책을 펴고 있지만, 지난해 말 상장한 대형 리츠인 롯데리츠와 NH프라임리츠의 주가가 상장 직후 최고점을 찍고 10~17%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동산으로 쏠릴 수 있는 시중자금 1000조원 중 일부라도 리츠로 끌어오려면 더 많은 리츠가 상장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리츠가 부동산의 자산가치 상승을 추구해 투자자로부터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는 인정을 받는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지속해서 성장해야 꾸준한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앞으로 상장하는 일부 리츠는 자산가치 상승 전략을 내세워 투자자의 관심을 높일 계획이다.

롯데리츠는 지난해 10월 말 5000원에 상장한 뒤 한때 7100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하락해 10일 현재 5800원대에서 거래 중이다. 고점 대비 하락률이 17%에 이른다. NH프라임리츠도 작년 12월 6일 6600원을 기록했다가 현재는 10% 넘게 하락해 5900원까지 떨어져 있다.

2018년 상장한 신한알파리츠(293940)이리츠코크렙(088260)도 각각 작년 11월 초 9440원, 7900원을 기록했다가 현재는 17% 안팎 하락해 7600원, 65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이 리츠들은 대형 유통회사나 굵직한 대기업을 임차인으로 들여 안정성이 높다. 임대료를 떼어먹을 가능성이 낮은 임차인이지만, 성장성은 낮다는 것은 단점으로 꼽힌다. 한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성장성이 없다면 임차 조건이 아무리 좋아도 상장 직후 며칠 주가가 오른 다음, 그 이후엔 지지부진한 움직임을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리츠의 주가 상승 포인트는 크게 3가지다. 금리 하락과 임대료 상승, 부동산가격 상승이다. 그러나 금리와 임대료는 단시간 내에 급변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엔 큰 폭의 주가 상승 동력은 되지 못한다. 이 때문에 부동산가격 상승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선 자산가치 상승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올해 하반기 상장 예정인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자산가치 상승 전략을 내세우는 대표 리츠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람코자산신탁이 현대오일뱅크와 함께 SK네트웍스(001740)의 직영 주유소 193개를 인수해 설립한 코람코에너지플러스리츠는 일부 주유소 부지에 오피스나 주거시설 등을 세울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부지를 개발하려면 토지환경평가를 받아야 하고, 건물을 올리려면 용도 변경을 받아야 한다"면서 "그동안 부동산 개발업자들 위주였던 디벨로퍼 능력을 리츠가 갖춰야 하는 셈"이라고 했다.

아직 상장 일정을 잡진 못했지만 홈플러스 리츠도 비슷한 전략을 꾀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홈플러스는 전층을 다 쓰는 점포가 많은데, 용도 변경을 신청해 점포와 주차장은 지하로 내려보내고 지상층은 오피스텔로 재개발하면 상당한 가치 상승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올해 3개의 리츠를 상장시킬 계획인 이지스자산운용도 자산가치 상승 전략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지스자산운용은 부동산펀드에서 운용 중인 오피스빌딩의 1~3층을 상가로 재편해 실제로 건물 가치를 재평가받은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밸류플러스리츠로 준비 중인 태평로빌딩 자산은 2017년부터 3년간 지속적으로 설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면서 "자산가격을 높이기 위한 전략을 효율적으로 시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