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노동조합의 반발을 잠재울 임원 인사를 고심 중이다. 윤 행장이 임직원의 신임이 두터운 내부 인사로 임원을 구성하고, 노조 설득에 나설 것이라는 게 기업은행 안팎의 관측이다. 노조의 출근저지가 계속되면 인사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윤 행장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연수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은행장으로서 기업은행 직원 편에 설 것"이라며 "인사는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했다.

윤 행장은 금융연수원에 집무실을 마련하고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조만간 단행할 상반기 인사를 위해 임원들의 역량을 파악 중이다. 윤 행장은 노조를 달래고 임직원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인사를 고심하면서 여러 방면으로 의견을 듣고 있다.

윤종원 신임 IBK기업은행장이 7일 오전 서울 중구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노조원들의 출근 저지에 굳은 표정을 짓고 있다.

기업은행은 그동안 1월 중순에 임직원 인사를 한번에 하는 '원샷' 인사를 해왔다. 윤 행장도 이런 인사 관행을 유지하는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직원의 경우 승진 인사는 진행하되 이동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은행 내에서는 차기 수석부행장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원샷 인사와 노조 갈등 해소라는 두가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윤 행장과 임직원의 가교 역할을 할 수석부행장 자리에 직원들의 신임이 두터운 내부 인사를 선임해야 하기 때문이다. 윤 행장이 이를 통해 노조의 반발을 잠재우려 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기업은행 안팎의 시각이다. 수석부행장 인사에 따라 부행장과 계열사 CEO의 연쇄 이동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수석부행장을 비롯해 부행장 5명의 임기가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임상현 전무이사(수석부행장)와 배용덕·김창호·오혁수 부행장의 임기가 이달 만료되며, 최현숙 부행장의 임기도 다음 달 끝난다. 기업은행 내에서는 임기 만료를 앞둔 4명의 부행장 가운데 수석부행장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 임직원 인사와 함께 계열사 CEO 인사도 진행될 전망이다. 현재 김영규 IBK투자증권 대표, 장주성 IBK연금보험 대표, 서형근 IBK시스템 대표, 시석중 IBK자산운용 대표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의 임기도 만료됐지만, 임기 연장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기업은행의 상반기 인사는 이달 중순을 넘어서 진행될 전망이다. 윤 행장이 인사를 구상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노조의 출근 저지 투쟁도 계속되고 있어서다. 지난 3일 임명된 윤 행장은 노조의 출근 저지로 이날까지 8일째 기업은행 본점으로 출근하지 못하고 있다.

한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출근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좋은 그림이 아니다"라며 "윤 행장과 노조가 무언가를 주고 받으면서 노조가 출근 저지를 풀어줄 것인데, 그 중 하나가 인사일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