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학소재 기업인 듀폰이 반도체 핵심 소재인 EUV(극자외선)용 포토레지스트(반도체 회로를 그릴 때 사용하는 감광액) 생산 공장을 한국에 짓기로 했다.

9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듀폰이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 및 생산 시설을 국내에 구축하기 위해 한국에 2800만달러(약 325억원)를 투자하기로 하고, 코트라(KOTRA)에 투자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듀폰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충남 천안에 2800만달러를 투자해 EUV용 포토레지스트 등을 생산하는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전 세계 70여국에 자회사 163곳을 보유한 듀폰은 이미 1998년부터 한국 내 자회사인 롬엔드하스전자재료코리아를 통해 천안에 공장 2곳을 가동하며 반도체 회로 기판용 소재·부품을 생산해 왔다.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일본이 한국 수출을 규제하는 대표적 품목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EUV용 포토레지스트를 포함해 고순도 불화수소,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반도체·디스플레이용 핵심 소재 3종에 대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강화했다.

앞서 8일(현지 시각)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존 켐프 듀폰 사장을 만나 이번 투자 계획을 최종 확정했다.

존 켐프 사장은 "EUV용 포토레지스트 개발·생산을 위해 앞으로 한국 내 주요 수요 업체와 제품 실증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긴밀히 협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산업부는 "EUV용 포토레지스트는 현재 주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고 있지만,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미국·유럽 기업으로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