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6 부동산대책의 여파로 서울에서 국지적인 전세시장 불안이 나타나는 가운데 재건축 과정에서 나올 이주수요가 전세시장을 더욱 자극할 요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강남·서초에서 문제가 커질 가능성이 있다.

1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금은 일주일 전보다 0.15% 올랐다.

전세금은 특히 인기 학군지를 중심으로 들썩이고 있다. 학원가가 밀집돼 있고 교육환경이 좋은 양천구 아파트 전세금은 0.45%, 강남구는 0.41%, 서초구는 0.27% 올라 서울 평균치를 크게 웃돌았다.

이들 지역의 전세금이 크게 오른 것은 정부가 정시모집을 확대하고 특목고·자사고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여파다. 12·16 부동산대책으로 9억원 이상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강화된 것도 전세 수요에 불을 지피는 요인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이런 가운데 재건축사업으로 인한 이주 수요가강남·서초구에 많이 남아있다는 점이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재건축 때문에 살던 곳을 잠시 떠나는 주민들은 해당 지역에서 전세를 구하는 경우가 많다. 강남 지역 전세시장에 상당한 부하가 걸릴 가능성이 큰 것이다.

보통 이주는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고 2~3개월 뒤에 진행된다. 올해 강남·서초구의 이주수요는 약 8000여가구에 이른다. 지난해 10월 이주를 앞두고 소송 때문에 중단됐던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2120가구)가 이주 예정이고, 5월 25일부터 신반포4지구(2898가구)도 이주에 들어간다. 청담삼익(888가구)은 6월 이주 총회가 진행된다. 방배13구역(1550가구)과 방배14구역(316가구)도 올해 이주 예정이다.

하지만 올해 이 지역 입주 예정 물량은 이주 물량에 크게 못 미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입주 예정 물량은 4만2047가구다. 이중 강남·서초구 예정 물량은 각각 2395가구, 2392가구에 그친다. 전세를 받아줄 아파트 수가 크게 모자란 것.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입주보다 멸실이 많다는 점, 교육제도 개편으로 외부 수요가 많아질 수 있다는 점, 자가 이전이 어려워 임대수요가 불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강남·서초 전세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